박근혜-"경제철학 선보여… 구체 대안 제시 부족"
김문수-"대권주자 발돋움… '4대강' 문제는 우려"
오세훈-'낙지 파동' 수습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22일로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치 거물’들 국감 성적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 대선까진 2년여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번 국감이 이들 주자의 향후 행보 및 정책방향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야권의 경우 유력 주자 ‘빅2’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모두 원외 인사인 관계로 이번 국감과 관련해선 이렇다 할 행보가 없었다.
반면 여권에선 여론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며 관심을 모았고,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각각 피감기관장 자격으로 이번 국감에 임했다.
제18대 국회 후반기 들어 보건복지위에서 재정위로 옮긴 박 전 대표는 20일의 국감 기간 중 단 한 번 결석 없이 ‘개근’해 주목받았다.
특히 그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정부·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재정건전성 및 투명성 강화 △조세정책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원칙 없는’ 세제개편 반대, 그리고 △서민복지와 함께하는 경제정책 등 자신만의 ‘경제철학’을 선보였다.
그러나 재정위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큰 줄기의 문제점은 잘 짚었지만 원론적인 내용이 많았다”며 “구체적인 대안 제시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현역 의원으로서 비교적 활동이 자유로웠다면 김 지사와 오 시장은 국감 내내 야당 의원들의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더구나 오 시장은 6·2지방선거 당시 ‘임기 중 차기 대선 불출마’를 공언했으나, 김 지사는 연일 대권을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과 적잖이 충돌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야권의 유력주자로 급부상한 민주당 손 대표의 정치적 이미지나 지지기반이 김 지사와 상당 부분 겹치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김 지사는 ‘도내 골프장 남발’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추궁에 “손 대표가 경기지사 재임 중 인·허가했거나 입안한 게 대부분”이라고 맞서 때 아닌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여권에선 “상대적으로 중앙에서 소외돼 있던 김 지사가 이번 국감에서 대권주자로 발돋움을 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팔당 유기농 단지의 발암물질 생성’ 논란의 경우 “4대강 사업 강행을 위한 무리수”로 비쳤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 시장은 ‘낙지’가 문제였다. “낙지 머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서울시의 섣부른 발표로 어민들이 다 죽게 생겼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오 시장은 “그래도 (낙지) 먹물과 내장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버텼다. 그러나 서울시가 조사 표본으로 삼은 낙지에 중국산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1000만 서울시민의 건강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내부 평가는 일견 무색해지고 말았다.
일각에선 ‘수도권에서 김 지사가 손 대표에게 밀릴 경우 오 시장이 반대급부를 챙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그러잖아도 ‘여소야대’로 재편된 시의회와 힘겨운 대결을 벌이고 있는 오 시장으로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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