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강제징용관 재건위해 콘서트 열어요"

2010-10-24 07:22
  • 글자크기 설정

"저희가 안 도와주면 아무도 안 도와줄 것이라는 말에 콘서트를 결심했어요. 어떻게 해야 강제징용관 재건 노력을 알릴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입니다."

다음 달 일본에서 강제징용 기념관 돕기의 자선콘서트를 여는 YB(윤도현밴드)의 리더 윤도현은 개런티 없이 콘서트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YB는 다음 달 27일 일본 교토(京都)의 교토회관에서 폐관된 단바망간기념관의 재건을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를 개최한다.

교토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1930~40년대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을 기억하기 위해 한 재일교포 독지가가 사재를 털어 운영하던 곳이다.

일본 내 강제징용의 역사를 알리는 유일한 기념관이었지만 매년 쌓여가는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해 작년 결국 폐관됐고 현재 양심있는 일본인들과 재일교포 등이 모여 재개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윤도현은 24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YB의 오래된 팬 한 분을 통해 단바망간기념관에 대한 이야기와 이 기념관의 재개관을 위해 일본에서 많은 분들이 힘쓰고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분이 콘서트를 제안했고 멤버들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는 강제징용의 실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기념관의 이용식 관장님이 쓴 관련 서적을 보고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고된 삶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다"며 "'YB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런 일이라면 우리 스스로도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YB는 간혹 일본 현지 클럽 공연 등을 통해 일본 팬들을 만나기도 했으나 단독 공연은 그동안 한 번밖에 연 적이 없었다.

단바망간기념관재건위원회(이하 재건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콘서트에 YB는 체제비와 교통비를 제외하고는 일절 개런티를 받지 않고 무대에 서기로 했으며 콘서트와 별도로 오는 28일 일본을 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관 재건을 위한 모금활동에 대해 관심을 호소할 예정이다.

윤도현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재개관 모금 운동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도 별도로 갖기로 했다"며 "자선 공연이기는 하지만 공연 내용도 좋아야 하니 멤버들끼리 무대 조명이나 콘서트 구성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은 노래를 발표하거나 세상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대표적인 소셜테이너(Social+Entertainer)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때에는 '외압' 혹은 '블랙리스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도현은 "강제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고 폐관된 기념관이 잘못된 역사를 기억하는 시설이라는 명확한 팩트가 있는 일인 만큼 자선 콘서트를 여는 데 부담은 없었다"며 "한국과 일본이 대립만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를 하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콘서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시 '2시의 데이트'(MBC)의 DJ를 맡아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방송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는 그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념관 재건 노력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과거의 역사 위에서 살아가는 거잖아요. 그 역사 속에는 행복하게 사신 분들만 있는 게 아니고 비극의 역사에 희생당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분들의 이야기가 계속 전해지도록 돕고 싶어요. 기념관 이야기를 알리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습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