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화폐 전쟁은 진짜 피 튀기며 싸우는 전쟁은 아니지만 진짜 전쟁보다 더 많은 손실을 불러올 것이다.”
화폐전쟁 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쑹훙빙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은 14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 세션에서 ‘중국 위안화 국제화 전략이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이같이 밝혔다.
쑹 원장은 “만약 미국 정부의 요구대로 중국이 위안화를 20% 절상한다면 중국은 인플레이션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고 인구 10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는 수렁에 빠져 결국 전 세게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잃게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22조 위안 자산 중 75%는 미 달러화다. 따라서 위안화를 20% 절상하면 3조 위안 이상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 이는 2008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4% 규모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결국 중국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가 붕괴돼 중국은 돈을 ‘미친듯이’ 찍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쑹 원장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은 화폐의 주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폐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바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쑹 원장은 현재 중국은 ▲ 8개국과 총 80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약 체결 ▲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고에 위안화 편입 ▲ 국가간 위안화 무역결제 거래 등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쑹 원장은 중국은 향후 2012년까지 전체 국제교역량에서 위안화 결제금액을 2조 달러 이상으로 높여 글로벌 ‘톱3’ 통화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며 이는 중국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한중일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로화와 같은 단일 통화를 만들어 나갈 때 많은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쑹 원장은 위안화의 국제화는 위협이 아니라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마켓에 달랑 물건(미 달러) 하나만 있는 것보다는 두 세개의 다른 옵션(위안화 등 기타 통화)이 있음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는 것.
쑹 원장은 조만간 출시될 화폐전쟁 3에서는 ‘Currency high Frontier’라는 주제로 위안화의 국제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펼칠 것이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쑹 원장은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과 일부 선진국의 경제회복 속도 둔화의 원인을 진단했다.
쑹 원장은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GDP 대비 부채비중 증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미국의 부채증가율은 GDP보다 8배나 빠르다며 금융위기 발발 후 지난 2년 간 미국 부채 총액은 9조 달러나 증가했지만 GDP는 겨우 1조1000억 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초 화폐전쟁 1권 발간 당시에만 해도 미국 달러화가 붕괴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며 그러나 이제 정부 고위급 관료의 90%가 미국 국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강연 도중 미국의양적완화 정책을 염려하는 니얼 퍼거슨 교수의 편을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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