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최진욱 통일연구원 남북협력연구센터 소장은 5일 "조기 남북통일 비용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점진적 경제통합 추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날 통일연구원과 한스자이델재단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독일 통일 20년과 한국의 통일대비'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자로 참석해 "통일담론이 분단상황 관리에서 통일준비로 바뀌고 있다"면서 통일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급변하는 통일환경과 통일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분단상황의 관리를 넘어 평화통일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통일논의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됐다"면서 "새로운 통일논의의 핵심은 통일준비"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기존 통일담론은 통일보다는 분단을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남북 이념과 체제가 너무 다르고 막대한 통일비용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도 서서히 사라졌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변화 거부와 핵무기 고집, 경제사정 악화, 김정일 건강이상 등 통일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기존 통일담론의 한계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새로운 패러다임은 통일을 긍정적 기회로 간주하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최 소장은 "통일을 통해 북한 재래식 군사력, 핵무기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한반도 뿐만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에 엄청난 긍정적 성과가 아닐 수 없다"며 "조기통일시 비용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통일 후 급진적 경제통합보다는 점진적 경제통합 추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중국과 홍콩의 경우처럼 일국양제, 특별행정구역, 경제특구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 국민적 합의를 통해 남북경협의 규모와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후 통일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면 이를 바탕으로 통일준비를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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