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향길, 해저고속철 타고 서울·제주 한방에

2010-09-2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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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해저고속철 타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 30분 만에 도착했어요"

정부가 추진 중인 해저고속철이 깔릴 경우 추석 귀성객들에게서 나올 이야기다.

국토해양부는 14조 60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목포∼해남∼보길도∼추자도∼제주도를 잇는 167㎞ 구간에 해저 터널을 뚫기 위해 용역을 시행중이다.

용역 기간은 내년 8월까지다. 이 용역결과를 토대로 국가계획 반영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해저고속철이 들어서면 기존 고속철만 연계하면 서울-제주간 2시간 30분이면 주파하게 된다. 목포와 제주 노선은 4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 공사비 8조 80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14조 6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완공까지 11년.

그러나 제주에선 논란이 분분하다. 오히려 해가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체질이 달라진 새판이 짜진다는 입장이 대결한다.

제주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제주신공항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게 해저고속철 반대론자들은 걱정거리다.

해저고속철 거론 자체가 신공항 논의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버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자유도시 성공을 위해선 국제교통망이 확충돼야 하는데 연륙 교통망인 해저고속철은 도움이 안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여기에 빠른 이동시간은 오히려 제주관광을 망칠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관광객들이 하루 코스를 선택하면 제주지역 숙박업체에 직격탄이 된다는 이유다.

찬성 측에선 입장이 다르다. 해저고속철만 개통된다면 제주경제는 체질이 변화된 새판이 짜여진다는게 그들의 진단이다.

그들은 고립경제, 성장제약 등 제주경제의 제약으로 작용했던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파급력을 기대한다. 

서울과 제주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다. 과다한 물류비용도 일거에 해소되고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도 단숨에 얻을 수 있다고 그들은 분석한다.

이 같은 논쟁을 의식한 듯 제주도는 한발 물러섰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지난 6월 30일 '민선 5기 도지사직 인수위 보고서'를 통해 국토해양부의 '해저고속철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지켜본 후 입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또 해저고속철을 우려하는 '신공항 건설 범도민 추진협의회'와 제주도민들의 입장을 듣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kjt@aj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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