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QDII 출범 4년째...펀드 순익 1위안에 그쳐’, ‘QDII펀드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 ‘QDII 실적 저조’ 등. 최근 중국 신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발발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QDII 펀드는 20% 이상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일부 은행에서는 QDII 펀드상품을 내놓지 않기도 했지요.
오늘은 바로 QDII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먼저 QDII는 ‘Qualified Domestic Institutional Investors’의 약자로 적격역내기관투자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중국 본토 투자자가 중국이 아닌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부여한 해외투자자격 요건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QFII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적격해외기관투자자)라는 개념도 있지요. 이는 반대로 외국인이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취득해야 하는 자격 요건입니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가속화하면서 중국 정부는 2007년부터 QDII제도를 시행, 자본의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출범 초기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5개 지역에 국한돼 있던 투자 대상 지역도 점차 확대돼 2008년 6월부터는 한국도 투자 대상 지역에 포함됐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총 81개 금융업체(은행, 자산운용사 등)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으로부터 QDII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총 쿼터금액은 640억4700만 달러입니다. 이 중 자산운용사가 27개로 쿼터금액은 376억 달러 정도입니다.
현재 중국 자산운용사는 총 23개 QDII 펀드를 운용 중이지만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네요.
특히 2007년 하반기 첫 스타트를 끊은 QDII펀드 4개는 설정 초기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모두 마이너스 40~50%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9월 초까지도 여전히 순자산가치(NAV)가 1위안(170원 가량) 아래에서 밑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 QDII펀드 운용 상황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투자컨설팅 업체인 푸이(普益)의 팡루이 연구원은 “중국 대다수 QDII펀드는 설정시기가 한꺼번에 몰려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투자 대상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지요.
또한 투자대상 범위 및 규모 협소, QDII펀드 획일화 현상, 리스크 관리능력 부족도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부각되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리서치 회사 윈드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11개 펀드의 주식투자 구성비율 중 홍콩 증시 투자액이 평균 70%에 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펀드매니저는 “현재 중국 내 QDII 투자는 진정한 QDII가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이 홍콩증시에 몰려있는 만큼 A주 투자와 별 다를 게 없다”고 쓴 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VIP 나 프라이빗 뱅킹(PB) 고객을 고려할 때 중국인의 해외 증시투자는 여전히 커다란 추세”라면서 “향후 부족한 점을 보완해 금융시장의 국제화에 뒤쳐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QDII 자격요건을 낮추는 등 QDII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QDII펀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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