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중견건설사는 자기들만의 사업방식이 있어야 합니다. 무턱대고 대기업을 따라하는 것은 사업 리스크만 키울 뿐이지요."
이종수 진흥기업 부회장. 3년 가까이 현재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인 현대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 부회장이 중견기업인 진흥기업으로 옮긴 뒤 가진 승부수는 진흥만의 기업경영방식을 키우는 일이다.
이 일환으로 이 부회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원가절감 전략이었다. 지난해 10월 효성이 인수한 진흥기업 부회장직에 오르는 그는 취임과 동시에 사업 전반에 끼여있는 거품 제거에 나섰다. 원가절감 전략을 통해 철저한 수익위주 경영에 주력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해외사업본부를 해체시킨 일이었다.
"처음 취임 후 회사 구조를 보니 추진하기에는 아직 무리인 사업을 무턱대고 벌여놓은 것들이 있더군요. 그 중 하나가 해외사업이었어요. 수주사업을 따내진 못하고 계속 정보수집만 하는 상황이었죠. 결국 회의를 거쳐 해외사업본부를 철수시켰어요."
이는 진흥이 지금 당장 서둘러 할 일이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해외사업을 아예 접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이 부회장은 강조한다.
"현재로선 수익 위주의 국내사업을 통해 진흥의 실력을 더 키우는게 중요해요. 해외 사업은 그 이후의 일이죠. 우리 회사는 장기적으로 해외진출을 반드시 할 계획입니다."
이 부회장이 원가절감 경영에 이어 두번째로 한 일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였다.
공공과 주택 두개로만 분화된 사업을 나눴다. 하나로 묶여 있던 토목·건축을 분화해 토목·건축·플랜트 등으로 세분화했다. 플랜트의 경우 수질과 폐기물 관련 노하우를 가진 그룹내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과 협력해 환경분야를 공략할 계획이다.
주택은 당분간 안전한 공공공사 수주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도 LH와 SH가 발주하는 아파트 공공공사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진흥은 특히 하반기에는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최근 대형건설사가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틈새를 잘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규모가 큰 서울 지역 대단지가 아닌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수도권 재건축 시장을 노리겠다는 게획이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전략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 진흥은 상반기에만 신규수주 7300억원을 기록, 올해 목표 1조5000억원의 절반 가까이 달성했다. 매출은 올해 목표액 7800억원의 절반이 안되는 2800억원에 머물렀지만 하반기 계획된 것이 많아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또 오는 2014년까지 수주 2조4000억원,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다만 진흥기업도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부동산시장 회복여부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계속될 경우 민간주택 건설물량 뿐 아니라 공공공사 물량까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부동산에 대한 인식전환 및 정부의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간이 짓는 아파트 경우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등 아파트의 상품성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이런 부분이 해소돼야 주택시장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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