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7·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 개표 결과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를 비롯해 인천 계양을, 충남 천안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등 모두 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반면 민주당은 광주 남구와 강원 원주,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등 3개 지역구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왕의 남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야권 단일 후보인 장상 민주당 후보와 자웅을 겨룬 은평을의 경우 개표 초반부터 이재오 후보가 선두를 유지한 끝에 58.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9.9%의 장 후보를 제치고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또 청와대 정책실장을 윤진식 후보가 한나라당 깃발을 들고 출전한 충주에서도 윤 후보가 63.65%의 득표율을 얻어 야권 단일 후보인 정기영 민주당 후보(36.34%)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들 2곳 외에도 인천 계양을에서 이상권 한나라당 후보(47.62%)가 김희갑 민주당 후보(42.83%)를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으며, 충남 천안을 역시 김호연 한나라당 후보(46.90%)가 박완주 민주당 후보(38.83%)를 이겼다.
당초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이 치러진 8개 지역 가운데 강원 원주 1곳만 자당 몫이었단 점에서 “1~2곳만 이겨도 선전, 3곳 이상이면 사실상 승리”란 평가를 내놨으나, 개표 결과 무려 5곳을 휩쓰는 쾌거를 이루자 잔뜩 고무된 모습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재보선 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본 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과 서민,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기쁨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30%대에 이르는 투표율에 내심 승전보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른 지지층 결집 효과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논란 등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불거진 여권의 숱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불과 3곳에서만 승기를 잡음에 따라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다.
민주당으로선 이계진 한나라당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강원 원주를 자당 몫으로 돌리는데 성공했을 뿐 지난 제18대 총선거에서 지역구 의원을 탄생시킨 인천 계양을과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충북 충주 등 3개 지역을 모두 한나라당에 내줬기 때문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겸허히 수용하고 그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강원 원주에서 박우순 후보가 43.13%의 득표율로 이인섭 한나라당 후보(31.99%)를 이겼고, 이광재 강원지사의 지역구였던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도 최종원 후보(55.01%)가 염동열 한나라당 후보(44.98%)를 제치고 승리했다.
또 광주 남구에선 장병완 후보가 오병윤 민주노동당 후보(44.08%)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55.91%의 득표율로 당선됨에 따라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이번 재보선 승리에 따라 여권은 한 달 전 치러진 ‘6·2지방선거’ 패배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보다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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