쑹훙빙 환구재경연구원 원장은 24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금융기관의 도산을 막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선 것은 결정적인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쑹 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2010 국제금융포럼'에서 특별 강연을 통해 "국채를 발행하고 공적자금을 투입해 경기를 살리는 것은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부실자산을 사들이고 소비를 늘리는 데 돈을 썼다"며 "실업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쑹 원장은 유럽에서 시작된 국가 신용위기가 오는 2012년에는 미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럽의 신용위기는 이미 시작됐다"며 "영국과 일본은 2011년, 미국은 2012년부터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쑹 원장은 중국에서도 위기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6500만 가구의 전력계량기가 6개월째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엄청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벤처기업이나 IT기업을 육성하는 데 사용하면 1억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공실률을 낮추지 않으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쑹 원장은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크지 않다"며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이 악화된다면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쑹 원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안화 절상폭은 5% 이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폭이 5% 이하로 유지되면 중국이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5~10% 수준으로 절상되면 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이 미국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데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쑹 원장은 "위안화 환율은 중국과 미국의 경제 구조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니다"며 "오히려 미국의 국채 발행량과 중국의 매입 규모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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