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생산공장, 안팎으로 시끄럽다

2010-06-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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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국내외 생산공장들이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큰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국내 공장의 파업에 따른 판매물량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던 현대차에게는 베이징ㆍ인도 등 해외 생산시설의 조업 중단은 뼈아픈 일이다.

◆'역풍' 맞은 해외 생산기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공장은 7일(현지 시간)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제1공장 점거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불법 점거 확산을 막기 위해 제2공장과 엔진공장까지 폐쇄했으며, 타밀나두 주정부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상태다. 제1공장 점거 파업을 강행한 근로자들은 지난해 말 해고된 87명 가운데 67명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업계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 인도공장은 소형차 i10과 i20 모델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 생산량은 2100대에 달하며 지난해 인도 공장에서만 총 56만대를 생산했다.

파업사태와 생산 중단에 따른 피해가 6억5000만 인도 루피(약 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이에 따른 손실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 중국 베이징공장도 최근 협력업체 파업으로 인해 조업이 일시 중단되는 일을 겪었다.

체코 공장 역시 지난해 '오버타임'과 '열악한 근무 환경' 문제를 두고 노사가 극한 대립을 보이며 파업 직전까지 갔었다. 터키 이즈미츠 공장 노동자들은 회사 측에 공장가동률 개선책을 요구하며 회사 측과 대립한 바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최근 몇 년 새 유럽 등 현지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해외 공장이 파업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현대차의 전략도 차질이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공장도 폭풍전야"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1994년 이후 15년 만에 무파업 잠정합의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관계를 정립한 현대차 노사.

하지만 정치적 파업 논란이 있는 총파업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던 현대차 노조가 결국 지난달 타임오프 가이드라인에 대한 반발로 강경 투쟁 기류로 돌아섰다.

기아차의 임금, 단체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 노조가 휴일 특근 거부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강성노조인 기아차 노조는 지난 4월 30일 '현행 노조 전임자 수 보장' 등을 담은 '2010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해 회사 측에 전달했다.

노조 요구안에는 현행 전임자 수 보장 및 급여지급, 상급단체나 금속노조 임원으로 선출시 전임 인정 및 급여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국내외공장 생산비율제 실시, 해외공장 교차생산 금지도 요구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기아차의 해외생산비중은 2007년 18.4%에서 2008년 24.4%, 지난해 25.7%로 늘었다"며 "이로 인해 국내 공장 근로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진다"고 주장했다.

'한 개 공장=한정된 생산 모델'이라는 경직된 생산방식으로 인해 실패했던 '부르몽 공장'의 악몽을 겪었던 현대ㆍ기아차로서는 노조의 임단협 조건들을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만약 회사 측이 이번 임단협 조건들을 모두 받아들이면 현대차 해외공장과 기아차 국내공장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립된 구조가 된다. 탄력적 경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기아차 노사는 아직 상견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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