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승용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
라 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중요한 국가 자산인 종축(번식용 가축)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 사육 시설을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종축이 구제역으로 사라지면 종축집단 신규구축에 5~10년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며 10~20년의 산업적인 후퇴가 불가피하다.
라 원장은 "자연교배를 통해 태어나는 수송아지 중 씨수소(씨를 받기위해 기르는 소)를 선발해 정액을 채취하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된다"며 "인공수정 재개까지는 2~3년이 걸린다지만 한우 개량 사업은 10~20년 후퇴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혈우병치료제를 생산하는 형질전환 돼지의 경우 한 마리당 최소 22만8960달러로 약 3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지노는 약 13억~15억원의 가치.
농진청에서 보유하는 형질전환 돼지를 포함한 연구목적의 동물(한우·젖소·돼지·염소 등 총 6종)은 총 5025마리. 이들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게 라 원장의 걱정이다.
현재 한우보증씨수소는 후보 씨수소 일부가 전북 무주에 있지만 사실상 농협한우개량사업소 1곳, 젖소는 농협젖소개량사업소 1곳, 농진청 보유 축종도 국립축산과학원 1곳에서만 사육되고 있다. 민간에서 보유하는 종축 역시 대부분 해당 업체 1곳에서만 사육되고 있다.
젖소의 경우 정액 수입이 가능하지만 한우는 말 그대로 국내에서만 사육되는 소이기 때문에 씨수소의 분산 사육이 절실하다. 만약 농협한우개량사업소의 씨수소가 구제역 등 전염병으로 모두 살처분 되고 현재 비축된 4개월분 정액이 바닥나면 국내 100만 마리 암소의 인공 수정이 불가능해진다.
라 원장은 "종축은 현재 수원, 평창(대관령), 남원, 천안, 제주도 총 5군데로 분산해 사육 해야한다"며 "수컷의 경우 정액을 채취해 냉동보관할 정도로 종축 보존에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은 '주요 종축 상시 분산 사육 및 공동연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120억원의 예산으로 농진청과 국가 주요종축 관리기관, 각 도(道) 축산연구소, 민간업체 등 최소 3곳 이상에 종축을 분산 사육하고 있다.
라 원장은 "단순한 분산 보존이 아닌 중앙과 지방, 민간이 종축을 공유하며 공동 연구에 나선다면 국내 축산업의 발전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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