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3명의 젊은 테너들과 디자이너 이학순이 선보이는 무대, '마농 레스코'가 22일부터 25일까지 세종대극장에서 공연된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오페라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상대역을 주로 테너가 맡는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나비부인’ 등 여자주인공이 죽음으로 끝나는 비극적 오페라에서 항상 상대 테너들은 여자주인공들의 죽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푸치니의 오페라 ‘마농 레스코’에서는 ‘마농’과 사랑에 빠지는 ‘데 그뤼’는 그런 테너들과는 다르다. 데 그뤼는 극중에서 사치와 유혹, 사랑을 모두 쫓다가 타락한 마농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결국 죄수가 된 그녀도 마다하지 않는 일편단심이다.
◆순애보적 사랑을 노래하는 3명의 젊은 테너
다른 어떤 테너역할보다 매력적인 데 그뤼 역을 서울시오페라단의 무대에서는 3명의 젊은 테너가 맡았다. 한윤석(41), 최성수(36), 엄성화(33)는 나이에 비해 화려한 오페라 무대 경력을 자랑한다. 테너 한윤석은 세계적인 테너 ‘프랑코 코렐리’의 제자로 강한 볼륨과 풍부한 성량으로 국내외 오페라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테너 최성수 역시 국내에서는 물론 이탈리아·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 선보인 수십 회 공연을 통해 격찬을 받고 있다. 테너 엄성화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에 예술의전당 오페라 오디션으로 데뷔한 후 100회 이상 무대에 섰다. 또한 그는 한국 최초로 북한에서 공연했던 창작 오페라 ‘아! 고구려’에 출연한 이색경력도 갖고 있다. 총 5회 공연 동안 세 명의 테너들은 각기 다른 음색과 연기력으로 지고지순한 청년 데 그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디자이너 이학순이 선보이는 실감나는 무대
대다수 오페라 작품들이 현대적인 감각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 데 비해, 이학순은 시대유행과는 달리 제작방법도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그는 무대에 있어서도 옛 것에 대한 살가움과 비주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전통방식의 무대 작업가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여서 예술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이학순의 방식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마농 레스코에서 그가 디자인한 감각적인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감미롭고 청순함을 살리면서도 감상적, 혹은 사실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특히 3막의 무대는 그림 같은 항구로 표현된다. 4막의 황량한 사막 풍경은 자연 그대로인 광활한 모습을 나타내 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다. 22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마농 레스코, 3명의 젊은 실력파 테너들과 작화와 조각에 능한 디자이너 이학순이 선보이는 실감나는 무대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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