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정적만 감도는 휴일 아침의 해군제2함대사령부 앞

2010-04-1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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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가 키운 외아들이었어요”


[아주경제 평택 특별취재팀] 봄 기운이 완연한 18일 아침의 경기도 평택 해군제2함대사령부 앞.

 지난 겨울의 매서웠던 추위와 때늦은 꽃샘추위가 모두 물러나 따뜻한 봄기운이 모두를 활기차게 할 것 같은 휴일 아침이지만 해군제2함대사령부 앞은 슬픈 정적만 감돌고 있다.

 지난 달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가 결국 수십 명의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로 끝나게 돼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해군제2함대사령부 앞은 봄은 왔지만 결코 봄 기운을 느낄 수 없다.

 지금까지 수습된 38명의 장병들의 시신은 현재 해군제2함대사령부 의무대 앞에 안치돼 있다. 

 18일 오전 해군제2함대사령부 정문 앞에서는 헌병들이 취재진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다만 희생 장병들의 친척과 가족들만 임시 출입증을 받고 나서야 해군제2함대사령부 출입이 가능하다.

 현재 정문 앞에서는 해군제2함대사령부에서 나온 장병들이 임시 천막을 설치해 철야로 교대하면서 희생 장병들의 친척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고 임시 출입증을 나눠주고 있다.
 
 이 자리에서 만난 천안함 침몰 사고의 희생자 A상병의 친척이라고 밝힌 B씨는 “A상병은 아버지도 없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무녀독자에요”라며 “어머니는 현재 해군제2함대사령부  안치소에 있어요”라고 말하며 차를 타고 해군제2함대사령부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같은 희생자 C하사의 친척이라고 밝힌 D씨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가족들 모두는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희생자 E하사의 친척 F씨는 “소식을 듣고 강원도 삼척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안함의 함미가 지난 17일 오후 7시 9분쯤 해군2함대사령부로 귀환했다.

 3000t급 바지선 현대프린스호는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함미 인양 해역인 백령도 장촌포구 남쪽 1.4㎞ 지점에서 함미를 실은 상태에서 예인선 2척에 이끌려 출발한 지 21시간만에 무사히 해군2함대사령부 평택군항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이번 침몰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18일 천안함 함미에 실려 있는 무기와 탄약을 빼내는 등의 안전조치를 한 다음 함미를 이번 사고의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18일 해군제2함대사령부 해군회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안전 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기족들이 들어가기로 협의가 됐다”며 군 당국의 방침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군 당국은 오는 20일쯤 천안함 실종자 가족당 1명씩과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에서 2명을 선정해 천안함 함미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진 촬영 등은 금지할 방침이다.

[특별취재팀=이광효, 이성우,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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