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본격적으로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론스타는 지난주까지 국·내외 투자자 50여 곳에 외환은행 인수 의향을 타진하는 내용의 티저레터(teaser letter, 투자안내문)와 비밀유지동의서(CA)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외환은행과 론스타 쪽에서 매각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전해왔기 때문에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티저레터와 CA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지난달 10일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매각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소식을 알려왔다"며 "국·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분 매각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티저레터를 발송한 곳은 해외 50여곳, 국내 5~6곳이다.
국내에선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대형 은행지주사가, 해외 쪽은 전략적 투자자(SI)인 해외 유수 은행과 사모펀드가 포함됐다.
국내에선 KB금융이 유력한 외환은행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6년 5월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인수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 계약이 파기돼 인수기회를 놓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강정원 행장 주도로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100명 규모의 통합준비반까지 구성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지주는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를 놓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확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산업은행과 국내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유수 은행도 인수에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금융권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등 은행권 재편에 대한 정부차원의 밑그림이 먼저 그려져야 론스타가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와 6월초 지방선거 등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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