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멘트·레미콘 업체가 신성장동력개발과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원자재값 상승과 건설경기 악화 같은 악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회복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목적은 하나지만 방법은 다양하다. 해외자원개발업체와의 합병으로 신사업 진출을 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슬래그 시멘트 생산 등 기존 보유하고 있던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업체도 있다.
◆“우리는 팔방미인으로 변신중”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동양시멘트다. 동양시멘트는 최근 유전개발업체인 골든오일을 합병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한다.
이번 합병으로 동양시멘트는 유전을 비롯한 유연탄 희소 광물 등을 개발·탐사할 수 있는 글로벌 자원개발회사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시멘트 제조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시멘트 사업 경쟁력 또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레미콘 업게 '빅3'중 하나인 아주산업은 해외 진출에 집중한다. 해외 진출로 정체기에 있는 국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각각 레미콘과 전신주 공장을 짓고 중동 진출을 추진한다. 아주산업은 이미 지난 2008년 11월 베트남 호찌민 인근에 연간 생산량 24만t 규모의 PHC 파일 공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자회사인 쌍용해운을 통해 지난 1월 외항 부정기선(벌크선)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업 다각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쌍용해운은 그동안 그룹 계열사의 화물을 주로 운송해 왔다.
이와 함께 올해 초 조직 개편에서 신사업개발팀을 신설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섰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인수합병(M&A)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신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영역도 환경 자원 그린에너지 등 유망산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한 우물을 파다
반면 일부 업체는 기존 사업과 관련된 사업 진출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편다. 국내 경기가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진출은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가 선택한 것은 슬래그 시멘트 사업 진출이다. 슬래그 시멘트는 제철소에서 철광석을 녹여 남은 물질(슬래그)을 시멘트와 약 1대1 비율로 섞은 제품이다.
제조공정이 단순하고 생산원가도 일반 시멘트에 비해 약10% 저렴하다. 또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일반시멘트 대비 42% 줄어 친환경적 요소도 갖추고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2일 공장 기공식을 갖고 슬레그 시멘트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 공장은 연산 120만t 규모로 내년 9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현대시멘트 관계자는 “당진·평택항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자체 항만도 확보하고 있다”며 “시멘트 주 소비처인 수도권과 충청권에 판매, 운송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삼표레미콘은 슬래그시멘트 사업 진출과 함께 미래성장 동력을 주력 사업인 건설자재 분야에서 찾을 방침이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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