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고금리의 후순위채권을 대거 발행하면서 이자 비용 부담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권 전체가 지출한 후순위채권 이자는 435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99억8400만원에 비해 45.1%나 증가한 금액이다.
저축은행권의 채권 이자 비용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2007년 하반기 196억100만원이었던 이자 비용은 반기마다 4.2%, 11.7%, 31.4%, 45.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채권 이자 비용은 2년 전에 비해 122%나 늘었다.
개별 저축은행별로는 한국(58억5200만원), 솔로몬(44억9400만원), 현대스위스(41억5600만원), 경기(37억8400만원), 부산(29억7100만원), 토마토(29억4200만원) 순으로 이자 비용 지출이 컸다.
반면 은행권의 채권 이자 비용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의 채권 이자 비용은 3조5449억원으로 상반기 3조8976억원에 비해 9.0% 감소했다. 지난 2008년 하반기 4조3550억원에 비하면 18.6%나 줄어든 금액이다.
저축은행권의 채권 이자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저축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금리 7~8%대의 후순위채 발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발행액은 2007년 360억원에서 2008년 1390억원, 지난해 535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권 전체 후순위채권 잔액은 1조1529억원으로 1년 전인 2008년 말 6244억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 채권 잔액이 15.7%나 줄어든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자산이 계속 불어나면서 자기자본을 확충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 확충의 방법은 증자나 이익 유보, 후순위채 발행 세 가지 밖에 없는데 증자나 이익 유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도 실제로 후순위채권 이자 비용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한번 후순위채를 발행한 곳은 매년 채권을 발행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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