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과거길…최고의 트래킹 코스 문경새재

2010-03-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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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의 제 1관문인 주흘관. 3관문 중 주흘관이 가장 옛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문경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문경새재다.

그 옛날 새들도 쉬었다 넘는다는 높고 험준한 새재가 이제는 가장 아름다운 옛길로 남아 있다. 전 구간 6.3㎞ 황토흙길은 국내 최고의 트래킹 코스다.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이젠 서울서도 2시간이면 충분해 하루 나들이코스로 인기다.
문경새재에는 모두 세 개의 관문이 있다. 임진왜란 후 적군의 침략을 전략적으로 막기 위해 설치한 산성 문이다. 새재 들머리인 ‘영남 제1관’인 주흘관과 새재 중간에 위치한 조곡관, 고개 마루에 설치한 조령관이다.

선조 27년(1594년)에 제2관문인 조곡관을 가장 먼저 세웠다. 병자호란을 겪은 후 숙종 34년(1708년)에 제1관문과 3관문을 차례로 쌓았다. 제1관문인 주흘관이 옛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다.
주흘관을 지나 10여분 완만한 경사길을 올라서면 문경새재의 명소인 KBS 사극 촬영장이 보인다.

새롭게 조성된 대왕세종 세트장은 기존 초가촌의 리모델링 건물을 포함해 모두 126동으로 광화문·근정문·사정전·강녕전·교태전·천추전 등의 A구역과 궐내각사·동궁 등의 B구역, 양반촌인 C구역과 초가촌 등 모두 네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세트 건축물 전체가 조선시대 양식으로 건립됐다.

계속 이어지는 고갯길은 경사가 완만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 트래킹 코스도 있다.

주흘관에서 약 3km 정도를 쉬엄쉬엄 오르면 양쪽 계곡이 갑자기 좁아지면서 제 2관인 조곡관이 모습을 나타낸다.
급작스럽게 좁아지는 길과 험한 산세는 누가 보더라도 천혜의 요새임을 알 수 있다.

조곡관을 지나면서 인적이 뜸해진다. 문경새재를 산보삼아 올라온 사람들은 대부분 조곡관에서 발걸음을 돌린다. 조곡관에서 제3 관문인 조령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숲이 깊어지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문경새재 아리랑비’를 지나 한참을 오르면 과거 길에 나선 선비들이 길을 가다말고 장원급제를 기원하던 책바위를 만날 수 있다.
주변은 온통 합격을 기원하거나 소원을 적은 쪽지들로 나부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공부에 대한 간절한 바람은 똑같은가 보다. 

   
 
전국에서 최초로 운행 중인 철로자전거. 옛 산업철도를 그대로 이용해 탄광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새재의 정상 조령관에 올라서면 백두대간의 명산 주흘산과 조령산이 좌우로 굽어보고 있다. 첩첩이 넘실대는 산봉우리의 물결과 차가운 바람에 가슴속까지 다 시원해진다.
팍팍한 다리를 두드리며 발걸음을 되돌려 석탄박물관으로 옮긴다. 교통의 요충지 문경은 탄광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1999년 문경지역의 마지막 광업소였던 대한석탄공사 은성광업소 자리(문경 가은읍)에 세워진 문경석탄박물관은 폐광을 활용해 광업소 분위기와 갱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과거 광부들이 어떻게 갱도작업을 하고 석탄을 생산했는지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은 폐광이 된 은성광업소 갱도를 그대로 보존해 갱도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 특히 자녀들의 현장학습으로는 최고의 조건이다.

문경새재 길목에 위치한 도자기 전시관은 문경의 도자기 역사와 제작과정 그리고 이 곳 출신 도예작가들의 찻사발과 막사발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에서는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망댕이 가마에서 직접 그릇을 구워갈 수도 있다.

특히 초벌구이한 도자기에 자신만의 그림과 문양을 그려 넣는 찻사발 문양그리기와 직접 찻사발을 만들어보는 체험교실은 국내·외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10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문경전통찻사발의 멋과 아름다움은 그자체로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다. 올해로 12번째인 문경 전통찻사발축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린다.

도자기전시관과 이웃한 유교문화관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문경은 영남과 한양을 잇는 관문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으로 영남학파 등 유교문화가 일찍 발달한 곳이다.

이곳은 문경지역 유생들의 모습과 유교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 유교문화관 1층 전시실은 남성의 선비문화와 여성의 규방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규방여인들의 솜씨 좋은 자수류와 당시의 정서를 노래한 가사류도 눈여겨 볼만하다. 2층은 문경출신 유학자들의 소개와 저서들이 전시돼 있다.

문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철로자전거다. 전국 최초로 운행 중인 철로자전거는 지금은 폐광으로 운행되지 않는 문경․가은선 석탄운반용 선로를 그대로 사용해 과거 탄광도시의 정취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휴게공간을 이용해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감미로운 교감을 느낄 수 있다.

문경의 특산물로는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오미자가 유명하다.
오미자는 흔히 차로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술로도 유명하다. 해외에서도 웰빙식품으로 인기인 오미자 막걸리, 부드러운 목 넘김이 좋은 오미자 와인 등이 있다.

먹을거리로는 이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유기농 천연재료로 만든 산채비빔밥에 버섯전골을 곁들이면 최고의 웰빙 만찬이 될 것이다. 문경 약돌한우도 유명하다. 문경 약돌한우는 문경의 특수 광물질인 거정석(Pegmatie, 일명 약돌)을 먹여 키운 한우로 최고의 육질을 자랑한다. 

피로에 지친 심신은 문경온천에서 풀어도 좋다. 문경온천의 칼슘ㆍ중탄산 성분은 류머티스, 만성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에 좋다. 알칼리성 수질은 만성피로와 상처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소문났다. 온천수는 황토 빛인데 음료수를 대신할 수도 있다. 국내 온천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벳푸 온천보다 수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문경=글ㆍ사진 홍정수 기자jshong204@

   
 
정글의 원주민들이 계곡과 계곡을 이동하던 수단인 신개념 레포츠 짚라인.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불정동 자연휴양림에 1.3Km의9개 코스가 갖춰져 있다.

□ 신개념 에코 어드벤처레포츠 '짚라인'

문경시 불정동 자연휴양림에 자리한 짚라인은 문경의 새로운 레포츠 시설이다. 짚라인은 높은지대에서 낮은 지대로 줄을 타고 하늘을 비행하듯 이동하며 즐기는 신개념 에코 어드벤처레포츠다. 정글의 원주민들이 맹수나 독충 등을 피해 나무와 나무, 계곡과 계곡사이를 이동하던 수단에서 미국·호주·유럽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현재 국내에서 짚라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문경이 유일하다. 총길이 1.3 km 9개 코스로 구성됐다. 9개 코스를 타는데 모두 소요되는 시간은 총 2시간 30정도다. 요금은 5만원이다. 안전모와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안전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문의 짚라인 코리아 1588-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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