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체크카드] 합리적 소비로 신용결제 강자로 부상

#직장인 김모씨(32)는 지난해 8월부터 신용카드를 대신해 체크카드를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자신의 소비 규모가 체감되지 않아 그동안 무분별하게 카드를 긁어댔기 때문이다. 

주 결제수단을 바꾼 그는 현재 만족스러운 소비생활을 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달리 사용한 금액이 통장 잔고 내에서 즉시 이체돼 본인의 소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출시되는 체크카드들은 신용카드 못지 않은 부가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만족감을 더하고 있다. 김씨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면서부터 쓸데없는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각종 할인 및 캐시백 서비스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출시된 체크카드가 신용카드 못지 않은 부가서비스로 무장하며 신용결제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한국은행과 은행 및 카드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6조8020억원이었던 체크카드의 연간 취급고는 지난해 36조4616억원으로 36.0%나 급등했다.

체크카드 도입 첫 해인 지난 2004년 2조6369억원에 불과했던 취급고는 2005년 7조7738억원으로 상승한 뒤, 2006년 12조3299억원, 2007년 18조8268억원으로 매년 50% 안팎의 높은 성장세를 잇고 있다.

반면 신용결제의 터줏대감이던 신용카드는 지난 2003년 481조4538억원에 달했던 연간 취급고가 체크카드가 도입된 2004년 352조5055억원으로 26.8% 급감했다. 이후 2005년 360조6987억원, 2006년 370조9585억원, 2007년 403조6322억원, 2008년 456조4206억원, 2009년 466조3581억원으로 연간 2% 안팎의 미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체크카드가 신용카드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은 체크카드가 합리적인 소비생활에 도움이 되는 데다 신용카드에 비해 발급조건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또 연회비가 없고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신용카드 못지 않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KB카드의 'KB스타체크카드'의 경우 전달 이용금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GS칼텍스 주유소 리터당 50원(주말은 60원)의 혜택을 제공한다. CGV·메가박스·프리머스 영화관을 이용할 경우 3000원을 캐시백 해 준다. 이 카드의 현재 회원 수는 430만명에 달한다.

KB포인트리 체크카드는 이용금액의 0.2%를 포인트리로 기본 적립해 주고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한 고객에게는 이용금액의 0.3%를, 전월 100만 원 이상 이용고객에게는 이용금액의 0.8%를 추가 적립해 준다. 적립 포인트리가 1만점을 넘을 때마다 적립 포인트리를 현금으로 환급해 준다.

삼성카드의 '삼성증권 CMA 체크카드'는 삼성증권 CMA를 결제계좌로 이용하면 국제선 항공권 구입액의 최고 8%, 국내선의 최고 5%를 할인해주고 1500원당 1마일 항공 마일리지를 추가 적립해준다.

또 △전국 50여 개 골프장 무료 부킹서비스(연 4회) △골프여행상품 및 물품 할인 서비스 △최대 2000원 프로스포츠 할인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삼성 캐시백 체크카드'는 쇼핑ㆍ외식ㆍ주유 등 세 가지 특화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 최고 8%, 주유시 리터당 최대 100원의 캐시백을 제공한다.

하나SK카드가 내놓은 '하나SK 매일 더블 캐쉬백 체크 카드'는 가맹점에서 2만원 결제당 200원을 계좌로 현금 캐시백해 준다. 현대 오일 뱅크에서 주유할 경우 리터당 50원을 할인해주며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관람시에도 3000원을 할인해 준다.

SC제일은행의 '두드림 체크카드'는 병원·약국과 학원 업종 가맹점에서 이용액의 10%를 청구 할인해주고, 교보문고 및 YES24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1500원을 캐시백해준다. 또 최근 3개월 이용액이 30만원이 넘는 고객에게는 체크카드 이용액의 0.2~0.5%를 캐시백해 준다.

한편, 올해부터 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가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더 높은 소득공제율을 받도록 바뀐 점도 체크카드 이용의 이점으로 작용한다. 신용카드의 경우 연간 총 급여의 25%를 초과하는 사용액 중 20% 밖에 공제되지 않지만, 체크카드는 25% 초과금액에 대해 25% 공제가 적용된다.

예컨대 연봉 4000만원인 사람이 2000만원을 신용카드로 쓰면 소득공제액이 200만원이지만, 체크카드로 쓰면 25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액에 소득세율 16%를 적용해 계산하면 체크카드를 쓸 때 돌려받는 세금이 8만원 정도 더 많다. 단 소득공제 한도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모두 합쳐 연 300만원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e-mail]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