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대부업체들이 담보대출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신용대출 부문보다 시장성이 떨어지지만 향후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시장 영업환경 악화를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22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소액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하던 대형 대부업체들이 잇따라 부동산, 차량 등의 담보대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리드코프는 '리드코프 그린론'이라는 상품을 출시하고 연리 24% 내외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시작했다. '원더풀' 브랜드로 알려진 KJI대부금융도 담보 대출을 취급하고 있으며, 산와대부도 조만간 담보대출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하이캐피탈, 헬로우크레디트 등 중견사들도 부동산 담보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신용대출 전문 대부업체들이 담보대출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지만 정작 담보대출 시장은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의 지난해 4분기 회원사 영업현황에 따르면 담보대출 업체의 평균 연체율은 49.7%로 신용대출 업체 평균 연체율 11.3%에 비해 크게 높았다.
시장 규모도 작다. 협회 가입사 신용대출 잔액은 2조6818억원인데 비해 담보대출 잔액은 648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 자체가 과거와 같은 호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부업체의 담보대출이 후순위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채권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업체 담보대출은 연 24%대의 금리로 10% 미만인 타금융권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훨씬 높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들이 급전을 위해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자금을 융통해 대부업체의 대출금을 조기 상환하고 있다. 또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은행, 저축은행 등 선순위 채권자에 밀려 대출금을 모두 상환받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담보대출로 진출한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영업을 강화하기보다 시험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분위기를 살펴보는 경우가 많다"며 "신용대출시장에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고 향후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금리 인하를 대비해 담보 대출쪽으로 영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