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신울진 원전... 과연 누구손에?

2010-03-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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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일척'불구 낙찰율 안개속 10일 오후 3~4시경 낙찰자 결정될 듯

올해 국내 최대 플랜트 프로젝트인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1ㆍ2호기 건설공사 시공권의 최종 승부가 3월 10일 가려진다.

이 공사는 지난 1년 가까이 9차례 유찰사태에서 보듯, 현대건설 등 국내 원전 4인방의 자존심이 건 한판의 승부일뿐만 아니라 수주 시에는 블루오션으로 급부상 중인 원전수출시장의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수주 향방에 시선이 집중돼 있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물산,대림산업 등 신울진 1ㆍ2호기 원전공사에 출사표를 던진 국내 원전 4인방은  10일 12시 입찰을 앞두고 경쟁사의 투찰금액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막판 수주 전략 점검, '건곤일척'의 결전 의지를 다졌다.

한수원은 10일 컨소시엄 2개사 이상이 투찰하면, 오후 2시 개찰에 들어가 낙찰자를 결정키로 했다. 개찰 후 약 1시간 정도면 적정성 심사를 마치고 바로 낙찰자를 발표키로 했다.

▲수주는 한국형 원전 수출 교두보
이번 신울진 원전 1ㆍ2호기 공사는 1조4300억원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게다가 시공실적을 쌓으면 향후 한국형 원전 수출업체로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신울진 1ㆍ2호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선진 원전건설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신무기와도 같다. 

막판 4파전을 전개 중인 현대건설ㆍ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대림산업의 4개 컨소시엄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느 컨소시엄이 낙찰자로 결정될 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실제로 참여하는 건설사 관계자들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한 참여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이 가장 좋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4개 컨소시엄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 어느 업체가 수주하게 될 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눈치싸움 극렬…1조원 '로또'

<신울진 1ㆍ2호기 컨소시엄>
주간사(45%) 공동도급사
현대건설 GS건설(30%), SK건설(25%)
삼성물산 금호산업(40%), 삼부토건(15%)
대우건설 두산중공업(40%), 포스코건설(15%)
대림산업 삼환기업(35%), 동아건설(20%)
*( )는 지분율
예상되는 낙찰가율도 70% 초반이지만 실제 입찰 시에는 이를 상회할 수 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져 부적정 공정 수가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하게 된다면 낙찰가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찰사태 지속 전망과 관련, 업계는 이번 입찰이 시공권의 자웅을 가리는 마지막 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수원이 유찰 방지를 위해 참여 업체 모두가 입찰금액 적정성 심사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예정가격 아래 입찰자 중 부적정공종 수가 적은 순으로 낙찰자를 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입찰과 저가심사를 냉철하게 분석하면, 기술력보다도 요행수가 따른다. 투찰사 간에 공종별 투찰금액을 놓고 저울질하는 눈치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 1조가 넘는 고난도 프로젝트가 '로또'로 불리는 이유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에는 낙찰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혹시 모를 유찰에 대비해 부지정비공사와 핵심설비시설을 분리해 발주하는 방안은 이미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울진 원전 1ㆍ2호기를 대표사로 수주한 업체는 내년 발주 예정인 신고리 원전 5ㆍ6호기 건설 공사에 대표사로 참여 할 수 없게 된다. 


▲사운을 건 한판 승부
신울진 원전 1ㆍ2호기 건설공사는 국내에서 3년만에 선보인 최대 프로젝트다. 

직전 발주 공사는 지난 2007년의 신고리 원전 1ㆍ2호기다.  고난도 기술력과 고급 인력이 필수인 원전공사는 한번 수주에 실패할 때 수년 동안 유휴 기술력이 발생되면서 회사가 타격을 입게 된다. 한수원은 이르면 내년 이후에 신고리 5ㆍ6호기를  발주한다고 했으나 최저가 낙찰로 집행하는 원전공사의 특성상, 어느 누구도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해외 원전수출 등 국내ㆍ외  원전인력 가용자원의 한계를 감안, 이번 입찰에서 UAE 원전수주 기업의 양보 등 기업 간 '신사협정'이 긴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원전건설공사에 인력을 풀로 가동하고 신형의 원전기술을 업계가 공유하는 게 국익차원에서나 해외 원전수출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원전시장에 정통한 전문가는 원전시장과 특성과 '이익 극대화'의 기업의 생리를 간과한 단견이라고 반박한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ㆍ외 원전시장은  4~5개사가 독과점체제를 구축,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국가차원에서 UAE 원전수출에 막대한 경제적 댓가를 치루면서 정성을 기울인 이유는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소수 선진국가의 진입장벽을 깨기 위한 것"이었다고 환기시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신고리 1·2호기에서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예가대비 73.13%에서 원전 주설비공사를 수주할 당시, 후발 공사인 신월성 1·2호기 물량이 대기하고 있음에도 불구, 경쟁사간 수주경쟁이 치열했다"면서 "국내 원전시장에서 선발 주자의 후발 진입사 견제조치는 발주자의 실적보유사 선호 마인드와 맞물려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고리 1·2호기에 이어 후속 공사별 낙찰컨소시엄은 △신월성 1·2호기 대우건설 컨소시엄(낙찰률 85%) △신고리 3·4호기 현대건설컨소시엄(61%) 등이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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