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기업비밀'을 사수하라"

2010-02-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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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성공 위한 기업비밀 유지 비결

미국 약제사 존 팸버튼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코카콜라 원액 제조법은 대표적인 '기업비밀(Trade Secret)' 가운데 하나다. 경쟁사들의 잇따른 기밀 탈취 시도에도 코카콜라 제조비법은 120여년 동안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 애틀란타 코카콜라박물관에 있는 존 펨버튼 동상

KFC 창립자 콜로넬 샌더스가 11가지 허브와 향신료를 배합해 만든 레시피나 방청윤활제 'WD-40'의 제조법도 이른바 '톱 시크릿(top secret)'으로 통한다. 코카콜라와 KFC, WD-40은 모두 비밀이 깃든 주력제품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이들 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기업비밀을 온전히 지켜낸 결과라며 기업비밀 유지 비결을 소개했다.

포브스는 우선 기업비밀이 뭔지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임원 가운데는 기업비밀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소중한 가치를 눈뜨고 도둑맞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포브스는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보가 기업비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고객정보는 물론 가격정책, 시장조사 결과, 실패한 제품에 대한 정보 등이 두루 포함된다.

일례로 'W-40'에서 숫자 40은 최종 제품 제조법을 얻어낸 40번째 실험을 의미한다. 포브스는 40번째 실험에서 얻은 제품 제조법은 물론 실패한 39번의 실험 과정과 결과도 기업비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경쟁사가 이 정보를 손에 넣으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누구에게 기업비밀에 대한 접근 권한을 줄 것이냐 하는 점이다. 기업 내부자는 기업비밀을 준수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이들은 기업비밀을 복사ㆍ유출하거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내부자 가운데는 임시 계약직이나 컨설턴트, 협력업체, 고객 등 제3자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기업 외부인은 물론 모두 요주의 인물이다.

기업비밀을 철옹성 안에 모셔두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KFC의 경우 최근 최첨단 건물을 새로 짓고 콜로넬이 손수 쓴 레시피를 그 안에 있는 770파운드(약 350kg) 무게의 디지털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 이 금고는 감시카메라와 동작감시 센서에 24시간 노출돼 있어 극소수 관계자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포브스는 그러나 기업비밀을 사수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단언했다. 모든 기업이 KFC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철옹성을 쌓을 수도 없는 데다 기업 내ㆍ외부 인사의 기밀 접근을 100% 봉쇄할 방법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결국 믿을 건 사람뿐이라고 강조했다. 임직원 모두가 기업비밀 지킴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주문이다. 임직원을 활용하면 보안비용 절감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임직원 전체가 향유할 수 있는 기업비밀 문화를 확고히 다지는 게 중요하다. 포브스는 특히 신입사원 교육에서는 기업비밀 문화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비밀 준수 서약서에 서명을 받거나 업무 적응훈련을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비밀의 개념을 명확히 전달하고 기업비밀 유출이 매출과 수익, 주가, 고용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는 식이다.

그러면 신입사원들은 기업비밀 사수 노력이 곧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모든 정보가 기업비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과 같은 최첨단시대에는 사소한 이메일과 대화도 새나가 기업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포브스는 "한번 빠져나간 정보는 다시는 주워담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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