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이호석(고양시청)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1500m에 이어 2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1500m에서 성시백(용인시청)과 충돌, 메달을 놓친 이호석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돌아갔다.
출발총성과 함께 캐나다의 샤를과 프랑수아 아믈랭 형제가 앞서 나갔다. 오노가 3위를 지킨 가운데 이정수와 이호석은 나란히 4,5위로 달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111.12m 트랙을 9바퀴 도는 1000m 결승전은 5바퀴를 남기고 첫 번째 순위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정수가 먼저 아웃코스로 치고 나갔다. 그러자 오노도 같이 앞으로 나가며, 엎치락뒤치락 요동치던 순위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번엔 이호석 차례였다.
3바퀴를 남기고 후미에서 가속을 붙이던 이호석은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왔다. 뒤따르던 이정수도 캐나다의 아믈랭 형제를 제치며 2위로 성큼 올라섰다.
미국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에 도전하는 오노도 3위로 나서며 이호석과 이정수를 추격했지만 따라잡지에는 역부족이었다.
금, 은, 동이 굳어질 것 같은 레이스는 마지막 바퀴에서 메달 색깔이 바뀌고 말았다.
이정수는 마지막 코너를 폭발적인 스퍼트로 돌며 결승선에서 이호석을 앞질렀다.이정수와 이호석은 나란히 날차기를 하는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날 하나 차이로 금메달은 이호석에게 돌아갔다.
한국은 쇼트트랙이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6번의 대회에서 5차례나 남자 1000m를 석권하며 초강세를 이어갔다.
이호석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과 1000m와 1500m에서는 은메달에 이어 자신의 4번째 메달을 차지했다.앞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는 이은별(연수여고)이 은메달, 박승희(광문고)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은별, 박승희, 조해리(고양시청) 트리오가 모두 결승에 진출한데다 최강자인 중국의 왕 멍이 준결승에서 탈락해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중국의 복병 저우 양이 문제였다. 박승희는 중반부터 선두를 지켜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듯 했으나 3바퀴를 남기고 중국의 저우 양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이은별이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저우 양을 따라잡았으나 뒷심부족으로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윤용환 기자happyyh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