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울남산국악당의 송년레퍼토리인 '남산골 허생뎐'이 19일부터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우리시대 최고의 명창으로 평가받고 있는 안숙선 명창. |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송년레퍼토리 ‘남산골 허생뎐’을 무대에 올린다. 작년 ‘남산골 변강쇠뎐’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 힘입어 올해는 안숙선 명창과 김석만 연출가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은 17세기 조선 효종시대가 배경이다. 물질만능주의와 권력 지상주의가 만연하고 있었던 조선 후기, 남산 묵적골에 살고 있던 허생은 선비로서의 삶을 접고 매점매석으로 큰돈을 번 후 빚을 갚고 빈민들을 구제한다.
허생전은 당시의 사회구조적 모순뿐만이 아니라 탐관오리의 인면수심과 타락, 서민들의 어려운 처지 등을 해학을 곁들여 비판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한문이라 일반사람들이 접하기엔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창극으로 꾸며진 이야기는 귀에 쏙쏙 들어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웃고 즐기는 사이 ‘과연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통 연희극 남산골 허생뎐을 위해 뮤지컬·연극·국악계의 명인과 신예가 뭉쳤다. 연출을 맡은 김석만 서울시극단장은 연극·무용·음악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는 연출가다.
대본을 맡은 강보람은 뮤지컬계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인 ‘라디오 스타’와 ‘청 이야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다. 우리 시대의 최고 명창으로 평가 받고 있는 안숙선 명창은 남산골 허생뎐에서 작창과 예술 감독뿐만 아니라, 허생의 아내와 연화원의 희옥 역할로 출연한다.
허생과 박지원은 국립창극단 지도위원인 왕기석 명창이 맡았으며, 허생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씨와 이완 역은 국립창극단의 김학용과 윤석안이 각각 맡았다.
남산골 허생뎐은 서울 남산골과 남원을 배경으로 ‘연화원’의 현실과 ‘허생전’의 세계를 2중 구조로 넘나들며 풀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의 실제 배경인 남산골에서 펼쳐져 더욱 의미가 깊다.
공연 내용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꾸며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2009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명창들의 정겹고 통쾌한 소리 가락으로 가족과 함께 마무리하며 남산의 달을 보며 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의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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