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1차 정상회의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올해 4월 2차 회의가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에 큰 역할을 했다면 이번 3차 회의는 출구전략과 글로벌 불균형 해소, 금융규제, 기후변화 등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또 이번 회의를 통해 G20 정상회의가 G7 정상회의를 대체하는 정례화된 회의로 자리매김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도 세계 경제의 당당한 일원으로 편입됐다는 점도 의미있는 부분이다.
◇당분간 확장기조..금융규제 강화 공감대
현지 분위기와 외신 등을 종합할 때 이번 회의에서는 출구전략과 관련,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가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자칫 서둘러 긴축 기조로 돌아설 경우 반짝 회복 후 침체로 돌아서는 이른바 `더블딥' 우려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거시 경제정책이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 체제를 구성한다는데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무역불균형 해소에서도 일정한 진전을 도출할 전망이다. 이 문제는 미국이 많은 관심을 쏟았던 분야로, 중국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한 위안화 절상과 내수시장 확대와 연결돼 있다.
여기에 대해 수출 강국인 중국, 독일, 일본 등의 반대가 적지 않겠지만 로이터통신은 G20 회원국 가운데 주요 서방국가들이 전 세계 경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금융위기 재발 방지차원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던 국제금융시스템 개선 분야에서도 양질의 자본을 확충하고 경기순응성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적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IMF의 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합의가 정상 간 도출되고 11월 예정된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수순으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임직원에 대한 보수제한 규정에 대해서도 단기보다는 장기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되 2012년까지 보수 제한규정을 실행하자는 취지의 결과가 도출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보너스에 대한 직접 규제 장치를 마련하자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보수정보 공개 등 시장을 통한 간접적 제약을 가하자는 입장을 취해왔다.
◇G20 정례화.국제금융기구내 신흥국 위상 제고
경제위기라는 긴급한 상황에서 G20 재무장관회의를 격상시켜 지난해 11월 처음 개최했던 G20 정상회의가 이번 피츠버그 회의를 통해 정례화된 것도 상당한 함의를 갖고 있다.
특히 종래 서방 선진국 위주로 운영됐던 G7 정상회의가 이번 피츠버그 회의를 통해 사실상 G20 정상회의로 대체된 것은 동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신흥국의 발언권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AP통신이 "신흥국의 영향력이 강화됐음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한국과 중국 등 신흥국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IMF나 다자개발은행에서의 쿼터 개혁에서도 신흥국의 쿼터를 늘려 이들 국가의 위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결론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들 기구 내에서 해당국가의 발언권과 직결된 쿼터 자체가 선진국 위주로 배분돼 현실에 맞지 않은 만큼 경제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쿼터를 조정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정상 업무만찬 모두발언을 통해 기존 IMF 운영 과정의 신뢰성과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IMF 지분이) 과대 배정된 국가로부터 과소 배정된 국가로 쿼터 이동을 강조하고 싶다"고 언급, 쿼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 신흥국들은 기존에 선진국이 보유한 IMF 쿼터 중 7%를, 미국은 5%를 개도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기득권을 지닌 유럽 진영은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왔다./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