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정부의 투자확대 요구와 요금인하 압박으로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와이브로(WiBro), 인터넷TV(IPTV) 등 차세대 서비스에 대해 해당 사업자들에게 투자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방통위 실무부서에서는 통신사업자에게 매주 투자 실적을 보고하라고 할 정도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한국소비자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세계 이통요금 비교에서 우리나라 요금수준이 높게 나오자 요금인하 압박까지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투자확대와 요금인하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어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와이브로·IPTV는 물론 향후 4세대(4G) 투자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재 통신업계는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동통신 업계는 지난 2분기에만 2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출혈경쟁을 벌였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유선통신 업계도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결합 상품 판매를 위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현금사은품을 제공하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입자 1명을 유치하는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그만큼 수익성도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투자확대를 주문하고 요금인하를 추진하면서 통신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
A사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하반기 투자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사실상 투자계획 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정부가 요금 문제에도 간섭하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수익과 투자의 연관성으로 볼때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IPTV, 와이브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시장 활성화가 되지 않아 손해를 보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는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