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4시간 비상방역체제 돌입

2009-04-3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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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 돼지인플루엔자(SI) 대유행 위험단계를 4단계에서 5단계로 격상했다.

4단계는 지역사회 차원의 전염 경고인데 반해, 5단계는 한 대륙의 두 개 이상 국가에서 발생했을 때 발현되는 것으로 대유행(Pandemic)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장 중심으로 운영해온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전재희 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SI대책본부'로 격상하고 24시간 비상방역체제에 들어갔다.

아울러 30일 오후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10여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돼지인플루엔자(SI)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SI 검역강화, 양돈농가 예찰 및 방역활동 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30일 서울 보건복지가족부에서 SI관련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전세계 SI 확산 정도는?

현재 감염자가 나왔거나 의심 또는 추정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30여 개국에 달하며 조사∙검사가 진행중인 환자(의심환자)는 3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30일 오후 현재 SI 감염이 의심된다고 신고된 건은 모두 23건이다. 이 가운데 추정환자가 1명, 조사∙검사가 진행중(의심환자)인 사람은 4명이다.

나머지 18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와 SI 환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SI 감염에 따른 것으로 판명되거나 추정된 사망자 수가 170명을 넘어섰다.

스위스, 페루 등에서 감염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가하면 인도에서도 첫 의심환자가 발견됐다. 미국에서도 생후 23개월 된 멕시코 국적의 유아가 29일 SI로 사망했다.

지금까지 SI 감염 사례가 확인된 국가는 멕시코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 이스라엘, 독일, 코스타리카, 오스트리아, 스위스, 페루 등이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홍역을 치른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 SI, 얼마나 위험한가?

멕시코 정부는 이번 SI 감염자의 치사율이 6~7%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6~7%의 사망률은 1차대전 끝 무렵 발발해 수 천만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보다도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따라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이번 SI의 실제 치사율은 멕시코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당국이 경미한 증상의 환자들은 SI 감염자 통계에 넣지 않고 증세가 심각하거나 사망한 인구만 SI 감염자 통계에 잡고 있어 실제 감염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이 수치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박승철 SI대책 자문위원장(삼성서울병원 교수)도 30일 복지부에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이번 돼지인플루엔자는 멕시코 사망자만 많고 그 수도 과다 추계된 것 같다”며 “오히려 계절성 인플루엔자보다 치사율이 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그는 "이번 돼지인플루엔자(SI) 바이러스는 대유행(Pandemic)을 일으킬만한 '황제 바이러스'가 될 자격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는 콜레라와 달리 속성상 몇 주만에도 전 세계에 전파될 수 있다. 과거에는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한 바퀴 도는데 수개월이 걸렸으나, 인플루엔자의 경우 순식간에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부의 SI 향후 대책은 ?

정부는 이날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직접 지휘하는 중앙SI대책본부를 통해 24시간 비상방역체제를 운영키로 했다.

SI에 대한 총력방역을 위해 항바이러스제제 250만명분(630억원)과 SI백신 130만명분(182억원)을 위한 추경예산도 긴급히 책정해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신종인플루엔자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의료기관의 진료대책도 수립∙시행키로 했다.

전국 공항에 20대의 열감지기를 추가해 입국시 이중 발열감시를 실시하고 이를 위해 검역인력을 36명 추가 투입키로 했다.

전 장관은 이와관련해 30일 "범정부적으로 치밀하고 차분하게 확실히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부탁한 사항을 지켜주시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만큼 정부의 여러가지 안내사항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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