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통합 KT,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 부상해야

2009-08-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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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ㆍ미디어부장
초대형 통신사업자 통합 KT가 탄생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유선통신 1위 사업자인 KT와 무선통신 2위 사업자인 KTF의 합병을 승인했다. KT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승인한 뒤 5월18일 통합KT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통합 KT는 2008년을 기준으로 볼 때 자산 24조1300억원, 매출 18조9500원원, 영업이익 1조4600억원의 엄청난 회사다. 재계 순위도 10위로 뛰었다. 통합 전에는 KT의 순위가 21위였다. 무려 11단계나 뛰어 오른 것이다. 단숨에 10대 그룹에 진입한 것이다.

통합 KT는 통신 라이벌인 SK텔레콤에 비해 자산이 44.4%, 매출액은 무려 63%나 많다. SK텔레콤이나 3위를 달리고 있는 LG텔레콤의 입장에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통신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있기 까지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KT와 KTF의 통합을 반대했다고 볼 수 있다.

KT와 KTF의 통합은 이석채 사장 취임 64일 만에 이뤄졌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14일 취임했다. 이 사장은 1월 20일 통합을 선언했고, 바로 다음날인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 신청을 냈다. 2월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을 승인했고, 방통위가 3월18일 최종 승인했다. 일사천리로 통합이 이뤄졌다.       

이처럼 KT와 KTF의 통합이 빠르게 이뤄진 것은 유선과 무선을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최고 경영자의 의지가 잘 먹혀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이석채 사장이 전직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정부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T와 KTF의 통합은 국내 통신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우선 SK텔레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동전화 요금의 인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전화 요금은 지금 국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다음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 하여금 계열사와의 통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정보통신 관련 계열사를 하나로 묶지 않을 수 없다. LG텔레콤도 LG데이콤, LG파워콤 등 관계사들과 합병을 해야 할 판이다. 통합 KT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몸집을 키워야 한다.

통합 KT의 탄생은 수 백여 개에 달하는 협력사에게 많은 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유무선을 통합한 인터넷TV(IPTV)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는 데 이런 상품은 300여개의 협력사와의 기술을 제휴를 통해 개발된다. 협력사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KT와 KTF의 합병은 또 통신기술의 발전에도 기여하게 된다. 통합 KT가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하려면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당연히 유선통신 기술과 무선통신 기술이 함께 발전하고, 경쟁력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방통위가 합병인가 조건으로 △전주, 관로 등 필수설비 제공제도의 개선 △시내전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절차 개선 △무선인터넷 접속체계의 개선 및 내외부 콘텐츠 사업자 간 차별 금지 등 3가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갈지 관심사다. 

통합 KT는 국내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통신사업자로 도약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통신업계 1위, 국내 그룹순위 10위에 만족하지 말고 세계 통신시장에서 적어도 빅5에 들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인재 육성과 기술개발, 신상품 개발에 전력해야 한다. 

이들 3가지 과제를 차질 없이 실천하면 통합 KT는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기업이 될 것이다. 통합 KT는 막대한 자금과 시설,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 KT가 앞으로 통신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해 본다.

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ㆍ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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