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여인, 영원한 드라마 소재

2009-03-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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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벌'과 '재벌가 여인'을 소재로한 드라마가 속출 하고 있다.

그동안 TV에서 '재벌'을 소재로한 작품은 적지않게 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거의 전 드라마에서 '재벌'과 '재벌가 여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재벌'과 '재벌가 여인'은 물론 돈으로 뭐든지 해결 할 수 있는 재벌급 '슈퍼황금맨'은 이제 드라마 마다 등장하는 상황이고, 이들 드라마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꽃 보다 남자’(월.화), ‘미워도 다시 한번’2009(수.목), ‘하얀 거짓말’(월~금)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MBC '에덴의 동쪽' 같은 방송사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에도 국대화 나 신태환 회장 같은 '슈퍼황금맨'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특히 SBS ‘패밀리가 떳다’에 출연하면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달콤살벌한 그녀’ 박예진이 출연하면서 화제가 된 KBS ’미워도 다시 한번 2009’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모티브설로 화제가 되고 있다.

모 주간지에서는 고현정의 '애끊는 모정'을 기사화 하기도 해 일단 주목 끌기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또한 ‘꽃보다 남자’는 툭하면 ‘대한민국 최고 재벌기업’을 언급해 은연 중에 삼성을 떠올리게 된다. 극중 구준표가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을 연상시킨다는 애기도 퍼지고 있다.

이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마치 신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자인 조선시대 왕족이 평민을 좌지우지 하고 자식을 원하는 혈통과 맺어주려는 갈등 속에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이를 21세기 방식으로 포장하면, 화려한 화면의 대리만족과 멋진 대사 속에 애타는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특히 ‘꽃미남’ 재벌2세 역할이 드라마의 주역을 맞고 있어, ‘재벌은 몰라도 그 2세까지 죄가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더해져 재벌에 대한 나쁜 기억은 사라지게 되고 ‘물질만능주의’의 당위성이 완성된다.

현대家 왕의 몰락과 자식간의 권력다툼, 삼성家의 사카린사건에서 변칙증여 논란까지 한국의 대표 재벌들의 부의 축적과정에는 늘 도덕성 시비가 붙어왔다. 재벌간 얽히고 섞인 혼맥도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혈통주의를 중시하는 과거 봉건시대를 연상케 한다.

한 방송 평론가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경계선 안쪽, 그들의 드라마에 열광하는 우리의 모양새가 아이러니 하기까지 하다.” 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는 픽션이고 창조적 작업이다. 꼭 현실과 맞지 않아도 되지만 재벌에 대한 지나친 ‘쏠림’현상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줄타기 곡예를 보는 듯 조심스럽기만 하다.”라고 했다. 또한 “얼마 전 조폭영화가 스크린을 모두 점령하고 있을 때 우리의 청소년들은 무었을 느끼고 어떻게 변했는지 반추해 볼 일”이라고 덛붙였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KBS 대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징계 논란에는 물질만능주의, 사치조장, 간접광고 등이 포함돼 있다. 워낙 인기 있는 드라마이다 보니 반발 여론도 많아 징계수위 결정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곽형균 인터넷뉴스팀장 khk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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