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씨가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각국 언론과 접촉한 것과 관련, 정부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평양에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 후 곧바로 그의 장남이 외국 기자들과 만나 전례없이 많은 말을 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당국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반응은 내 놓지 않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5일 "김정남씨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은 무엇보다 정남씨가 최근 '포스트 김정일' 문제에 대해 "북한의 후계구도 문제는 아버지만이 결정할 문제"라며 자신은 여기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날 김 위원장이 작년 9월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이후 첫 외빈인 왕 부장과 접견함으로써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수면 아래로 가라 앉혔다면 이날 정남씨의 발언은 후계체제에 대한 외부 세계의 각종 추측에 대해 선을 그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후계구도와 관련한 논의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같이 북한 체제를 흔드는 요인인 만큼 '후계구도는 아버지만이 결정한다'는 정남씨의 말은 미국 새 행정부와의 대화를 앞두고 김 위원장 건재함을 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정남씨가 후계구도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회피하지 않고 원칙적 수준에서라도 발언을 한 것 자체가 현재 북한 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민감한 이슈임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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