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세들의 '외식사업 흥망성쇄’

2008-06-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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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해외문물은 상류층으로부터 전파된다. 특히 국내 의식주 중 ‘식’의 변화는 새로운 외식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상류층 중에서도 재벌  2∼3세들이 주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8년 미도파가 일본의 코코스와 기술제휴를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 코코스를 개설한 이후 각종 외식 브랜드는 전국의 이른바 ‘목 좋은 곳'을 거의 점령해 버린 상태다.

2000년 이후 재벌2세들이 각 그룹사 회장 또는 부회장에 오르면서 외식사업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들은 신규 외식브랜드를 직접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해외유학생활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사업의 경쟁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사업의 확대에 비해 적은 노력을 기울여도 성공가능성이 높은데다 현금회전율까지 좋은 외식사업에 투자는 재벌 2세들의 손쉬운 경영수업의 일환이기도 했다.

외식사업은 후계자수업을 하기에도 복잡하지 않고 개인적인 관심사와 사업을 접목시킬 수 있고 유행에도 뒤처지지 않는 점에서 그들에겐 환영할만한 사업이었다.

◇유학시절 경험 살려 국내 속속 도입

범 LG가 기업으로 꼽히는 아시안스타는 92년 TGIF를 국내에 도입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의 이선용 사장은 이재연 전 LG카드 부회장과 구자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차녀의 장남이다. 고려대 경영대 80학번인 이사장은 미국 아메리칸 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그는 2002년까지 롯데에 매각하기까지 10년 동안 TGIF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외식업계의 귀재로 주목을 받았다.

TGIF를 인수한 롯데는 이미 외식산업계의 공룡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신동빈 그룹 부회장이 있다. 그는 79년 롯데리아 개점을 통해 토종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신 부회장은 커피사업에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신세계가 도입한 스타벅스 보다 1년 앞선 2000년 자바커피를 들여왔고 현재는 엔젤리너스로 이름을 바꾼 상태로 스타벅스 커피빈에 이어 업계 3위를 달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2004년에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들여왔다. 그가 미국 유학시절 즐겨먹었다는 크리스피 도넛은 이미 26호점을 넘어서 국내를 미리 선점한 던킨 도너츠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다. 롯데는 이외에도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나뚜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도 CJ푸드빌이 구축한 외식사업 아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CJ 푸드빌의 사세확장은 CJ 푸드빌 등기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다.

CJ는 94년 스카이락을 도입한 이후 계열사 CJ푸드빌을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와 함께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뚜레주르 투썸플레이스 시젠(누들 전문점) 콜드스톰크리머리(아이스크림) 도노스튜디오(도넛 커피) 등 전국에 800여 개의 직․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산물 패밀리레스토랑인 씨푸드오션과 피셔스마켓 비빔밥 전문점 카페 소반 등도 운영 중이다. 

신세계의 경우 정용진 부회장이 외식사업을 주도한다. 그가 들여온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의 스타벅스와 절반씩을 투자해 설립했다. 현재 가맹점수는 250개를 넘었고 매출은 1000억원을 넘었다,

그밖에 신세계는 육류 뷔페전문점인 카르네스테이션과 돈가스 전문점 돈카츠 칸소 시푸드 뷔페레스토랑 보노보노 등을 운영하고 있다.

95년 베니건스를 세운 오리온그룹은 미디어플렉스 사장인 이화경 회식총괄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베니건스를 운영하는 화이즈온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유기농 전문 퓨전 외식 브랜드인 마켓오도 론칭했다. 마켓오는 유기농 재료를 쓰는 토종 브랜드이다.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삼남이자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회장은 아워홈이라는 급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세터 지하의 중식당 싱카이를 비롯해 일식당 이끼이끼, 이탈리아요리전문점 메짜루나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 등을 운영 중이다.

동양제철화학 이수영 회장의 장남 이우정 불스원 사장은 97년 스파게티전문점 삐에뜨로를 인수한 이후 중국만두 전문점 난시앙과 중국차 전문점 천재향을 창업했다.

남양유업 홍두영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홍명식 회장은 미세스마이와 사까나야를 운영한다. 그는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베트남쌀국수를 배우려고 LG식당에서 일한 전력을 갖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썬앳푸드는 남풍우 타워호텔 회장의 딸인 남수정 사장이 이끈다. 남사장은 미국 유학시절 자주 즐겼던 토니로마스를 소개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양념립’을 히트시켰다.

이후 매드포갈릭, 페퍼런치, 육반 등 독특한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성공시키며 우먼파워를 과시했다.

경인전자 김효조회장의 장남인 김성환 스무디즈코리아 사장은 유학시절 즐겨 마셨던 스무디를 도입해 성공시킨 케이스다.

사보이호텔 3세인 조현식 카우나빌 사장도 미국유학시절 즐겨 찾던 테마레스토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열대의 낙원’이라는 콘셉트로 카우나빌을 만들었다,

SPC 그룹은 삼립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의 차남 허영선씨가 파리바게뜨와 함께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커피전문점 파스쿠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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