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작, 할리우드 바람 막아낼까

2008-06-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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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작의 거센 바람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영화가 6월부터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아이언맨',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 왕자', '인디아나 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1~2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번갈아 밟은 반면 한국영화는 지난 주말 10위권 안에 단 한편 들었을 정도로 침체를 겪었다.
앞으로도 '쿵푸 팬더', '인크레더블 헐크', '원티드', '다크 나이트', '엑스 파일-나는 믿고 싶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한국영화의 자리찾기는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맞서 개봉하는 한국 대작들은 코미디와 액션을 강조한 영화부터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새로운 장르를 시도한 영화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한국적인 색채가 짙고 저마다 특색을 지녔다.

가장 먼저 6월 19일 개봉하는 '강철중'은 한때 한국영화 최고 흥행 감독이었던 강우석 감독이 초심으로 돌아가 찍었다는 야심작이다.

주인공 이름에서 그대로 딴 제목으로 짐작해 볼 수 있듯 서민적인 형사가 공공의 적의 실체를 속시원하게 깨부수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공공의 적' 1편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온다.

'왕의 남자'로 한국영화의 1천만 관객 시대를 이끈 이준익 감독의 신작 '님은 먼 곳에'는 제작비 70억 원의 전쟁 영화로 7월 24일 개봉한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찾아 길을 떠난 한 여성(수애 분)이 예기치 못한 길로 들어서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멜로 드라마와 전쟁 액션을 함께 살릴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지난해부터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올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 온 작품.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한데다 제작비가 170억 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7월 개봉 예정인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제작사와 투자사, 배급사 모두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제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버전을 보면 '만주 웨스턴'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잘 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8월 개봉 예정인 김유진 연출, 정재영 주연의 '신기전'은 조선 시대 세종이 비밀리에 세계 최초의 로켓인 신기전을 개발했다는 이야기로, 화려한 스펙터클과 함께 애국주의적 코드를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추격자'가 얻은 스릴러 장르의 인기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영화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친구'로 흥행 기록을 세운 곽경택 감독이 한석규, 차승원 두 톱스타를 기용해 만든 액션 스릴러로 7월 31일 개봉한다.

그러나 2006년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산업의 전반적인 위기와 콘텐츠 자체에 대한 실망으로 관객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결과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영화평론가 황진미 씨는 "콘텐츠 면에서 지난해부터 미국 영화들이 진일보한 데 반해 한국영화는 좋은 작품이 드물었다"며 "앞으로 개봉할 한국영화 가운데 적당히 때묻은 형사 캐릭터라는 1편의 흥행 요소를 다시 가져온 '강철중'이나 전에 없던 장르의 개척을 시도하는 '놈놈놈' 등 관객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많은 작품들이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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