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밀월시대' 본격화

2008-05-25 14:45
  • 글자크기 설정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반기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과거 양극시대의 한 축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신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단독 패권시대에 반기를 들고 다극화시대를 주도하기로 합의했다.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과거 양극시대의 한 축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 취임 이후 첫 외유길에서 중국을 방문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대항하기 위해 우방을 찾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서방을 중심으로 두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과는 달리 아시아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우방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양국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러시아와 갈등 구조를 펼치고 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문제와 미국의 견제로 국제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의 현실에 뜻을 같이 했다.

또 양국이 전통 깊은 우방임과 동시에 공동의 정치이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양국 정상은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비롯해 에너지 동맹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지 않았다면서 서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후 주석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계획을 비난했다.

또 미국이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서 MD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해당 지역의 안정과 균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양국 정상은 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MD방어 계획은 무기확산 금지 노력에도 배치된다고 말해 미국의 MD계획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두 나라 정상이 미국의 MD계획을 함께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엄이다.

양국 정상은 또 러시아가 중국에 우라늄농축시설을 건설하고 반농축 상태의 우라늄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날 공동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에서의 에너지 선점 경쟁과 나토 확장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 등 양국 사이에 많은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평가한다.

러시아는 중국이 나토 확장에 대해 러시아 편을 들어 반대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럽의 무기 금수조치 해제를 원하는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