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청정바다 만들기, 의무이자 책임

2019-11-26 05:00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지난해 3월, Sh수협은행 임직원과 가족들이 뜻을 모아 발대한 'Sh사랑해(海)봉사단'은 매월 전국 해안가를 찾아다니며 대청소를 펼치고 있다.

봉사단원들이 벌써 2년 가까이 매월 한 차례씩 주말을 반납하고 해안가 쓰레기 청소에 참여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쓰레기 양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어 지속적인 환경정화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인원 800여명이 지난해 전국에서 수거한 해안쓰레기의 양은 500여 톤(t). 올해도 지난 상반기에만 300여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쓰레기 종류를 보면, 육지에서 버려져 강과 하천을 타고 바다로 유입된 듯한 폐생활용품 등 플라스틱류의 쓰레기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스티로폼과 폐어구, 관광객들이 현지에서 사용하고 버린 유리병과 비닐 등이 주를 이룬다.

특히 폐플라스틱은 부피가 커서 수거용 포대에 담기가 어렵고, 유리병과 스티로폼 등은 수거 시 재활용 분류작업을 병행해야 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봉사 현장에서 만난 어업인들은 해안 쓰레기뿐 아니라 바닷속에 가라앉은 침적 쓰레기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망에 쓰레기가 걸려 조업을 중단하거나 어망이 망가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쓰레기가 선박 엔진에 감겨 선박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해양환경공단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우리 바다에 유입되는 전체 해양쓰레기 양은 연간 약 18만t이며 이 중 해안 쓰레기가 약 1만2000t, 바다 위를 떠다니는 부유쓰레기가 약 2500t, 침적쓰레기가 약 13만7000t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수거되는 해양쓰레기는 전체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8만2000여t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가을은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강한 비바람과 호우를 품은 슈퍼 태풍이 연이어 북상하면서 양식어업과 어선어업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동해안 일대는 지금도 망가진 폐어망과 어구, 부표, 밧줄 등 대형 해양쓰레기 수천t이 해안으로 떠밀려와 수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야 어쩔 방법이 없겠지만, 필자가 힘주어 말하고 싶은 부분은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생활쓰레기로 인한 해양환경 오염이다.

이는 마치 나비효과와도 같아서 도심 어딘가에서 버린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우리 어촌과 해안을 병들게 하고, 결국엔 바다 생태계를 비롯한 해양환경 전체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힌 채 괴로워하는 바다거북과 비닐봉지가 위장을 막아 폐사한 고래상어의 영상이 전 세계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바닷새 100만 마리와 고래·바다표범 등 해양포유동물 10만 마리가 해양쓰레기로 죽음을 맞고 있다고 한다.

불명예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해양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쓰레기 중 미세 플라스틱 배출국으로 세계 2, 3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도는 해외 평균보다 8배나 높고, 심지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천일염에서조차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한다.

해양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굳이 더 나열하지 않아도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러한 해양쓰레기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뿐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해양환경 오염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결코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양수산자원의 보고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인 바다는 우리가 미래 세대로부터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

우리 세대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 해양환경 오염의 피해자이기도, 가해자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지금보다 좀 더 나은 환경으로 돌려줘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지속가능한 청정바다를 만들고 보존하는 일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꼭 실천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실천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