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운명을 가를 '핵담판'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업무 오찬을 취소하는 등 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8일 오후 1시4분(한국시간 3시4분) 현재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 가운데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11시)부터 3시간 동안 단독회담, 확대정상회담을 진행중이다. 

당초 단독회담은 30분, 확대정상회담은 130분 정도로 예정돼, 두 정상은 베트남 시각으로 오후 12시 만찬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확대정상회담 시각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바람에 두 정상의 만찬은 돌연 취소됐다. 실무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북미간 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두 정상은 단독회담 뒤 확대회담을 위해 이동하면서 메트로폴 호텔 내 정원을 함께 걸으며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단독회담 시작에 앞서 “그 사이 우리가 많이 노력해 왔고, 이제 그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면서 이날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늘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반드시 좋은 성공을 얻을 것”이라면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진행중인 확대회담에는 미국 측 인사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이, 북측 인사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등이 배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정상이 오찬을 취소하고, 트럼트 대통령이 당초 예정됐던 기자회견 시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노이 선언’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노이 선언에는 북한이 취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 또 지난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이행계획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 역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정상이 협상 결렬을 선언할지 하노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