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추월한 김 수출 ‘전성시대’…수산물 개념도 바꿨다

2017-12-26 11:33
김 수출 세계에서 첫 5억 달러 돌파…식품계 ‘반도체’ 존재감
김 받쳐줄 수산식품 발굴 관건…어묵‧굴 등 가능성 타진

[자료=해양수산부]



우리나라 김 수출이 사상 최초로 5억 달러(약 5383억원)를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수출 효자품목으로 우뚝섰다. 김 수출이 전성기를 달리자, 수산업계도 수산물 가공식품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김 산업은 식품계의 ‘반도체’로 인식된다. 올해 반도체는 산업수출을 주도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냈다. 김 수출 역시 수출에 한계를 보이던 수산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6일 올해 김 수출액이 5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김 수출 5억 달러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도 2만t을 돌파, 역대 최고 실적까지 덤으로 챙겼다.

과거 김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밥반찬으로 주로 소비됐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감자칩, 팝콘 등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건강(Well-being) 스낵으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 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07년 6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김 수출액은 2010년 1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연이어 2억 달러와 3억 달러를 빠른 속도로 돌파했다. 올해 5억 달러까지 달성하며 우리나라 대표 수출식품으로 부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식품수출에서 부동의 1~4위를 지키던 라면과 인스턴트 커피를 밀어제치고, 3위로 껑충 뛰었다. 해수부는 여세를 몰아 2024년까지 김 수출 10억 달러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김 이외의 히든 품목이 없다는 것이 수산업계의 아킬레스건이다. 실제 식품 수출품목에서 김을 제외하고 10위권에 포진된 수산업은 없다. 넙치·어묵·굴 등은 수년째 10위권 밖에서 맴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김 산업 전략을 롤모델로 삼아, 다양한 수산물의 가공식품 개발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묵은 ‘제2의 김 산업’이 될 가능성이 큰 품목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수산업계 모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출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한정된 수출국가와 품목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김 산업 이외의 품목 개발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수부는 김 산업을 2024년까지 수출 10억 달러(약 1조765억원) 규모 글로벌 식품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지난 9월 ‘김 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출 성장세에 이어 2024년까지 김 수출 1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수출가공 클러스터 조성 ▲성장이 빠르고 질병에 강한 김 신품종 개발·보급 ▲마른김 등급제 도입 ▲김맥(김+맥주·주류)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김은 생산-가공-유통 등 산업 전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져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대부분 국내에 귀속되므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다”며 “김 산업 발전방안 수립 첫해에 역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한 만큼, 흐름을 이어 2024년까지 김 수출액 1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