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도류제 풍력발전단지, 서천군 김 산업 좌초시키나

2013-08-24 22:24
해수 조류 방해로 김 생산 차질, 애꿎은 서천 어민만 큰 피해

아주경제 허희만 기자=산업통상자원부와 전라북도에서 추진 예정인 ‘북측도류제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이 서천군 김 산업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천군(군수 나소열)에 따르면 서천김은 충남 김 생산량의 95%, 전국 생산량의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등지로 수출되는 지역경제의 대표적인 수산물 특산품목이다.

군은 대형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될 경우 제방 역할을 하여 해수 조류를 방해하고, 그 결과 김 황백화 현상과 갯병 등 질병 발생이 증가하여 김 생산에 차질을 빚어 최악의 경우 김 산업이 전반적으로 좌초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대형 프로펠러 및 소음발생으로 유부도를 찾던 철새 개체 수가 감소하고 서식지로서의 가치가 훼손될 뿐만 아니라 해수의 흐름 방해로 인한 토사 퇴적 가속화로 갯벌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서천주민들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에서 추진중인 북측도류제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당초 새만금 방조제 일원에 총 82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발전량 20MW급의 발전설비를 2014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었으나 환경부와 국방부의 사업대상지 재검토 요청에 따라 최근 북측도류제 인근으로 사업대상지를 재조정했다.

북측도류제는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간 해협에 위치한 7.2km의 시설물로 생태계 보고인 유부도가 자리하고 있다.

유부도 갯벌은 금강하구역에 형성된 기수역 갯벌과 섬 갯벌의 지형·지질적 특성을 모두 갖고 있고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서천군 김 생산에 종사하는 한 어민은 “김 산업은 서천군과 충남도의 대표적인 지역 산업으로 국가에서 이를 훼손시키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정부와 전북도는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다른 곳으로 반드시 이전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유부도 갯벌은 국제적으로 생태학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유산이다”라며, “김 산업의 황폐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큰 저해요인이 되는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지 않도록 지역주민과 연대하여 생태계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