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줄 거면서"…남원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놓고 '뒷말'

2025-01-08 15:16
  • 글자크기 설정

민선8기 출범 이후 줄곧 외면…전격 지급에 환영·비난 교차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 의식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남원시청 전경사진김한호 기자
남원시청 전경.[사진=김한호 기자]
전북 남원시가 탄핵정국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시민 민생안정을 위해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키로 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민선8기 출범 이후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외면해왔던 남원시가 늦게나마 동참한 것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미리 지급했어야 했다는 비난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8일 “각계각층의 시민 의견 수렵과 시의회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2025년 제1회 추경예산을 긴급 편성했다”며 설 명절 이전에 전 시민에게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이달 20일부터 남원시에 주소를 둔 총 7만6801명에게 남원사랑상품권 형태의 선불카드로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같은 시의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에는 시민과 사회단체에서는 환영과 비난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고 있다.

가뜩이나 팍팍해진 가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가 몇 차례의 지급요구를 외면하던 것을 감안할 때 환영받을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동안 남원시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남원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공동대표 강경식·이점수·장효수)는 지난 2023년 8월 “코로나 재난과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 상황은 한계에 직면한 상태이고, 농민, 자영업자, 취약계층의 생계 곤란이 심각하다”면서 “하지만 남원시는 재정이 곤란한 상황이 아님에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요구를 지속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시민단체인 ‘시민의숲’은 지난해 4월 23일 성명서를 내 “남원시가 세계드론제전에는 36억원을 쏟아부으면서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은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시의회도 동참했다.

이처럼 시민단체들이 시에게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은 민선8기 출범 이후 인구 20만명 이하의 전북 시·군 가운데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곳은 남원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경식 시장이 현금성 차원의 민생 지원 의미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급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시민의숲의 이주헌 회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뒤늦게라도 민생안정지원금이 지급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액수라든지, 지급 일정 등에서 행정일방적으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아직도 시정이 비민주적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30만원으로는 민생안정에 부족한 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소득보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2년 넘게 지급을 거부해온 남원시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재선에 나서는 최경식 시장이 공무원 인사 논란, 시의원들을 상대로 한 막말, 춘향 영정 논란 등 지역 내 반발여론을 달래기 위해 현금성 지원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시민 황모씨(63·향교동)는 “어려워진 시민의 일상에 도움이 될 민생안정지원금이 지급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논란을 떠나 시정의 중심은 항상 시민의 안정적인 생활과 지역경제 회복이라는 점을 명심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