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올해 실적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불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들은 하반기에나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는데, 수년간 공들여온 거대 신작 출시 게임이 중국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와 비교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다가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넷마블 역시 나혼자만 레벨업 등 기존 출시 게임의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며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신작 출시 효과로 매출은 약간 상승하나, 지난해 인력감축을 통한 퇴직금 발생으로 91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역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20%, 6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올해 하반기 트리플A급 신작 출시가 대거 예정돼 있는 만큼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올해 3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3월 28일 글로벌 정식 출시하고, 같은 날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도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을 출시한다.
넷마블은 상반기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하반기엔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몬길: 스타 다이브' 등 총 8종의 게임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LLL', '택탄' 등 총 5종의 신작을 내놓는데, 특히 아이온2가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펄어비스는 6년간 공들인 대작 '붉은 사막'을, 카카오게임즈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4분기에 출시한다.
특히 올해는 중국 등 해외진출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낼 전망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해 총 10종의 외자 판호를 획득하면서 중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 외자 판호는 해외 게임이 중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증이다.
지난달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 PC버전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리버스' 등 3종이 외자판호를 추가 획득했다. 또 넥슨 카잔은 정식 출시 전부터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서비스 개시를 준비 중이며,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달 텐센트를 통한 리니지2M의 중국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현재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판인 '화평정영'을 출시했는데, 최근 중국 게임 IP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거두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들이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 위축으로 수년간 부진을 겪어왔고, 이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스팀·콘솔플랫폼을 준비해왔던 대형사들의 신작들이 올해부터 본격 출시될 예정"이라면서 "올해 국내 게임 시장의 훈풍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