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돋보기] 잘나가는 '오징어게임2', 베트남서 보이콧 조짐…왜?

[사진=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93개국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글로벌 TOP 10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수립한 가운데, 베트남에서 '오징어 게임2'를 보이콧하자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 '오징어게임2' 보이콧하는 베트남

 

[사진=넷플릭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인 투오이 트레 온라인은 베트남 영화국이 '오징어 게임2'에 대한 심의에 착수한 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영화국 부국장은 "'오징어게임2'에 대한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영화법에 따라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에서 '오징어게임2'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서 강대호(강하늘)가 베트남 전쟁을 언급하는 장면 때문이다.

박정배(이서환)가 게임에서 만난 해병대 아래 기수인 대호에게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냐. 그렇게 귀한 아들을"이라고 하자 대호는 "좀 남자다워지라고 아버지가 보내셨다. 월남전 참전용사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배는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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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장면을 본 베트남 누리꾼들은 "제작진이 베트남 전쟁을 미화시켰다" "베트남 전쟁 참전을 훌륭한 일이라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베트남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 보이콧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오징어게임2'를 아예 베트남에서 시청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인 황프엉리씨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장면을 빼더라도 줄거리 흐름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문화적 둔감함으로 인해 베트남 시청자들이 불만을 품고 보이콧을 하게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특히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는 드라마 속 대사에 대해 "베트남 사람들의 상처를 간접적으로 건드렸다. 베트남 시청자들이 거센 반발은 하게 된 주요 포인트였다"고 했다.

또한 황프엉리씨는 '월남전'이라고 언급한 점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이 내전이 있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면서 "실제로는 미국의 침략에 맞서 베트남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베트남 영화국은 "'오징어게임2'가 법을 위반했다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 '오징어게임2' 보이콧, 역사적 배경은?

드라마에서 언급된 '베트남 전쟁'은 1955년부터 1975년까지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NLF)이 베트남의 완전한 독립과 통일을 위해 북베트남의 지원 아래 남베트남 정부와 이들을 지원한 미국과 벌인 대규모 전쟁이다.

한국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한국군 파병의 주된 목적은 미국과의 외교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함이었다. 당시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의 재건 과정에 있어 미국의 지원이 필요했고, 베트남 전쟁 참전은 그러한 지원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주로 남베트남을 지원하는 형태로 참전한 한국은 맹호부대, 청룡부대, 백마부대 등 30만 명이 넘는 전투병력을 파병했고, 전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서의 한국군 만행이 문제가 된 바 있다. 민간인 학살, 성폭행 등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지금까지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외교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