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직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건설사업관리용역 업체 선정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입찰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달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4000만원을, 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심사위원 B씨에게는 징역 2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뇌물수수죄는 공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직무 행위의 불가 매수성을 해치는 범죄"라며 "피고인들은 공공기관 직원임을 전제로 심사위원에 선정됐고 심사위원 업무가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취급하는 원래 직무 범위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덧붙여 "피고인들이 관여한 건설 관련 업무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아파트 건설공사"라며 "불공정 업무로 인해 부실 공사로 연결될 경우 다수의 안전에 막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했다.
공기업 직원 A씨는 지난 2020년 초 LH가 발주한 건설사업 관리 용역 입찰 심사위원을 맡아 2곳으로부터 용역업체로 선정되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더 많은 돈을 제공한 업체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른 직원 B씨 역시 청탁을 받고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 역시 검찰 조사 결과 돈을 제공한 업체와 경쟁사에 각각 1등, 3등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해당 사건을 수사하며 LH와 조달청이 발주한 행복주택 지구 등 아파트 건설공사 감리 용역 입찰 참가업체 약 10곳이 수천억원대 담합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 10여명이 참가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