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미래엔 모든 업무서 AI 활용…글로벌로 뻗어나갈 것"

2025-0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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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수원, 3대 AI 사업 등 인공지능 활용 사업 확대

AI 전환과 퇴직대비 등 양대 축으로 교육과정 계획

"해외 기관과 협업해 글로벌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할 것"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말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거의 모든 업무에 AI가 적용되고 사람이 AI로 대체되거나 사람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업무 성격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말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는 거의 모든 업무에 AI가 적용되고, 사람이 AI로 대체되거나 사람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업무 성격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당국이 망분리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금융권 곳곳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보험업권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존의 업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험연수원도 올해 사업계획에 ‘3대 AI 사업’을 포함하는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6일 아주경제와 만나 “앞으로 거의 모든 업무에 AI가 적용된다”며 “그렇게 되면 사람이 AI로 대체되거나 사람이 A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업무 성격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보험연수원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역사가 오래된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직무교류를 주된 업무로 하고, 국민 금융교육도 하고 있다. 국내에 보험설계사가 약 40만명 있는데, 그들을 위한 역량 강화 교육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궁극적으로는 보험업을 중심으로 국민 금융역량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 작년 9월 취임 이후 어떤 업무에 중점을 두셨고, 올해 청사진은 어떻게 그렸나.
“이미 포화한 순수한 보험교육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은 마른 걸레를 쥐어짜는 것처럼 어렵다. 시대변화에 맞춰 콘텐츠를 보완할 필요가 있는데,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첫째로 모든 사회가 AI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고, 둘째로 초고령화 시대로 가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는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그 자금을 운용하면서 살아가는 기간이 더 길다. 과거에 ‘여생’이라고 불리던 기간이 이제는 ‘본생’이 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보험교육은 기본으로 하되 AI 전환 교육과 퇴직대비 교육을 큰 축으로 보험연수원의 규모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 취임 일성으로 AI를 강조했고, 올해 사업계획에서도 ‘3대 AI 사업’을 제시했는데.
“올해 AI 아카데미, 보험 AI 미디어센터, 착한 설계사 AI 추천 서비스 등에 역점을 두려고 한다. 우선 기업의 업무가 점진적으로 AI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거기에 발맞춰 이번 달부터 AI 아카데미에서 ‘AI 콘텐츠 크리에이터’ 과정을 운영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는 회사 내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보고서·기획서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계획이다. 아울러 퇴직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금융 교육과 AI를 이용한 창업 교육 등을 교육하는 ‘퇴직 대비 AI 재무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은 잘 준비해서 5~6월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어떤 단체든 홍보를 해야 하는데, AI 시대에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색이 이뤄진다는 게 핵심이다. 검색 방법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런 변화에 발맞춰 노출이 잘 될 수 있도록 ‘보험 AI 미디어센터’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더 나아가 모든 직원이 AI를 활용해 자신의 업무를 미디어센터에 등록하고 검색을 통한 노출 빈도를 높이려고 한다.
셋째로 보험설계사들이 우리 연수원 교육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AI 비서를 올해 중 개발해 내년 초에 출시하려고 한다. 보험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금융소비자들이 업계를 잘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AI 비서를 통해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AI 기술이 도입된 보험산업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질까.
“단적인 사례가 자동차 사고 원인 분석과 견적 산출에 AI를 활용하면 속도가 대폭 개선된다. 사고 현장과 차량 사진을 여러 장 찍으면 AI가 원인이 무엇인지, 과실 비율에 따른 보험금 지급은 어떻게 할지 등을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중국 핑안(平安)보험이 앞서있는데, 핑안보험은 자동차사고 이후 10분 내에 보험처리가 이뤄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AI로 견적을 산출해 가입자에게 보낸 뒤 동의만 되면 바로 입금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런 식으로 AI를 활용하는 보험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보험사들이 고객과 상담할 때 AI를 활용할 수 있다. 보험연수원이 보험설계사를 위한 AI 비서를 제작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를 활용해 1차로 상담한 결과를 분석해 보험설계사가 2차 상담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AI가 거의 모든 업무에 적용될 텐데,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점이 될 것이다. 제조업 시대에는 업무 역량에 따라 개인별 생산성 차이가 커봐야 두세 배 정도였지만 AI 시대에는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까지도 차이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일부 사업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연수원은 어떻게 업계와 소통하고, 업계를 지원하고 있나.
“보험사 관계자들을 만나서 개개인의 직무에 AI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토론하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있다. AI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과정들이 이런 활동에 기초해서 제작된다. 직무를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가능한 일이다. 단순히 챗GPT를 이해하는 차원의 교육이 아니라 챗GPT를 활용해 더 잘,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AI 비서도 보험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보험연수원이 보험업권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공공성이 강한 기관이다.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손해보험이나 생명보험업계 중 한 곳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다. 법인보험대리점(GA)에 소속된 보험설계사 비중이 60~70% 정도인데, GA 규모를 고려했을 때 소속 설계사를 위해 AI를 도입하는 게 아직은 쉽지 않다. 따라서 보험연수원이 AI 접근이 어려운 보험설계사들을 위해 범용 AI 비서를 개발하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사업들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생각이 들면 기업이나 대학교 내에 벤처기업을 만드는 것처럼 보험연수원도 내부 벤처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글로벌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해외사업을 하기에 3년의 임기는 짧다. 해외사업은 현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해당 국가를 이해하고, 초기에는 투자도 필요하다. 이 과정만 해도 2~3년 정도 필요하고, 성과가 나려면 최소 5년은 필요하다. 보험사 대표들은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약 10년이라고 말한다. 해외사업에 관심도 많고 의지도 강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에 한계가 있어 1~2개 국가를 선택해 집중하려고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 싱가포르와 교류·협력사업을 진행하려고 협의 중이다. 협의가 잘 되면 AI나 보험사 자산운용 등의 주제를 놓고 토론회나 세미나도 열고, 경험이나 노하우도 교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르면 올해 안에 협약을 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나 정치테마주 등 보험업권 외적인 분야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보험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는 지적이 있다.
“주식시장 건전성이 보험과 관련이 없다고 치부하는 것은 단견이다. 보험사 수익성 개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내부비용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험금을 잘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사가 서비스를 잘하려면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보험사들이 자산운용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손해가 발생하면 그 손해가 보험료에 전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사 대비 자산운용 수익률이 두 배다.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이 약 10% 수준인데, 국내 기업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을 제외했을 때 0%대에 불과하다.
주가 측면에서도 밸류업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10년간 보험사 주가를 보면 대부분 변화가 미미하다. 기업의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고객에게 좋은 일이다. 우리 증시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제고된다면 보험사들도 따라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험업권도 자산운용과 밸류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기업은 비판해줘야 경각심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보험사 자산운용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내부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외부용 교육 과정을 만들기 위한 사전 조치다. 이에 더해 AI를 활용한 보험사 자산운용 모델 개발도 전문가 과정으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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