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국과 전쟁시 군시설 포함 포항제철·부산 화학공장도 타격"

2025-01-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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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러시아군 기밀문서 입수…"한·일 도로·교량·공장 등 160곳 목표 설정"

러시아 장갑차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 장갑차.[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가 한국·일본과의 전쟁 가능성을 대비해 핵발전소와 민간 인프라를 타격하는 훈련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타격 목표물에는 포항제철이나 부산의 화학공장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기밀문서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이 적시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이 문서에 고위 장교 육성 기관인 합동 군사학교의 휘장이 표기돼 있다며 “2008~2014년 러시아 동부 국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갈등에 대비해 장교들을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러시아의 전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이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한·일의 도로, 교량, 공장 등 160곳을 공격 목표로 설정했다. 이 중 첫 82개 목록에는 한·일의 지역 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해군 시설 등 군사 목표물이 열거됐다. 나머지는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간몬 터널을 비롯한 일본의 도로와 철도 등 민간 인프라 시설, 도카이 원전 시설과 정제소 등을 포함하는 에너지 기반시설 13곳이다. 한국의 민간시설 공격 대상은 주로 교량이지만 포항제철소와 부산의 화학공장 등 산업시설도 포함됐다고 FT는 전했다.
 
한·일에 대한 표적 목록은 러시아의 Kh-101 순항 미사일의 능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언급됐다. 문서는 Kh-101을 이용한 가상의 공격이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지를 예상했다. 한국의 지휘통제소 두 곳에 대한 설명에는 방어를 뚫기 위한 병력 추정치와 시설 규모 등도 첨부됐다. 또 일본의 오쿠시리토 레이더 기지의 내부 건물들의 사진과 이들의 정확한 치수를 적시한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러시아가 2014년 2월 24일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Tu-95 폭격기를 출격시켰다는 내용도 문서에 들어있다. 당시 작전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인 ‘독수리 훈련 2014’와 맞물려 진행됐다.
 
FT는 이런 러시아의 군사 전술 시나리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전쟁에서 동부 국경이 노출되고 미국 군사 자산 및 동맹국의 공격에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봤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전 나토 군비통제 담당자 윌리엄 알버크는 이 문서가 러시아가 서방의 아시아 동맹국들로부터의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전쟁터가 직접적이고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는 유럽에서 갈등을 방치할 수 없으며 아시아에서 전쟁이 발발해도 유럽은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문서가 과장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문서는 홋카이도 오쿠리시토에 대한 가상 임무에서 Tu-160 중폭격기 한 대로 12발의 Kh-101을 발사할 경우 목표 파괴율이 85%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파비안 호프만 오슬로 대학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전에서 Kh-101은 예상보다 은밀성이 떨어졌고, 겹겹이 쌓인 방공망을 잘 뚫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FT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기밀문서를 입수해 러시아 해군이 나토와의 잠재적 갈등에 대비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유럽 및 아시아를 공격하는 훈련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에는 총 32곳의 나토 및 관련국 표적이 표시된 지도가 포함됐는데 한반도의 함경남도와 황해남도 및 전라도로 추정되는 최소 3곳에도 미사일 표적이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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