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석고대죄할 일...정치적 일탈행위에 HID 휘말리는 역사 되풀이 참담"

2025-01-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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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장 인터뷰

31일 김용덕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군방첩사령부의 정치인과 주요 인사 및 선관위 직원 체포조 편성·운영이 실재實在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할 일이다”고 토로했다 사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지난달 31일 김용덕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장이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호국영웅보훈회관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HID가 정치인과 선관위 체포조로 동원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할 일"이라고 토로했다. [사진=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군방첩사령부의 정치인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체포조 편성·운영이 실재(實在)했다고 판단했다.
 
체포조는 정보사령부 특수임무 요원, 소위 북파공작원으로 불리는 HID(Headquarters of Intelligence Detachment) 대원으로 구성됐다.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HID 인원은 총 40명. 이 중 5명이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정보사 예하 부대 사무실에서 비상계엄 당일 대기했다. 목적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과 노태악 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직원 신병 확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HID가 선관위 직원 체포를 위해 준비한 송곳, 안대, 포승줄,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간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공식 입장 표명을 유보했던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HID 예비역으로 구성된 공법 단체)는 자괴감을 드러냈다.
 
김용덕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장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할 일”이라며 “필드에서 뛰는 현장 요원들이 장교 출신 수뇌부 몇몇의 정치적 일탈행위에 휘말리는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됐다”고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선관위원장과 실무자 신병 확보를 위해 소지한 송곳, 안대, 포승줄,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 망치 등에 대해서는 “대원들이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계엄에 HID 요원들을 동원한 이유를 “북한 도발 유도 정황”이라고 주장한다. HID 요원을 북한 남파 공작원으로 위장해 소요를 일으켜 비상계엄 선포와 연장을 위한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보사령부는 계엄 사태 3주 전 인민군복 60벌을 납품받았다.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정보사령부는 지난해 7월 24일 HID 부대용으로 ‘훈련영화피복 제조’ 입찰 공고를 긴급소요로 올렸다. 북한 도발 유도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다만, 정보사령부가 인민군복을 납품받는 일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훈련을 하거나 여러 임무수행을 위해 인민군복을 여분으로 매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HID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은 흔치 않다. 비밀리에 활동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HID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처럼 ‘내란 혐의’에 연루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회장은 “HID는 비밀리에 위법과 합법 사이에 있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이제 계엄군 낙인이 찍히기 일보직전이다. 앞으로 무슨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북한의 도발이 아닌 남한의 도발을 더 걱정할까봐 우려된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 조성에 HID가 동조했다는 것이 괴롭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은 HID뿐만 아니라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에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이 극우 유튜버 방송에 출연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회장은 “특수임무공로자에 대한 예우 제한을 풀기 위한 법률 마련, 그리고 오랜 숙원사업이며 회원들 염원 사항인 호국공원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연한 것일 뿐”이라며 의혹과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그간 천재지변을 비롯한 각종 재난과 긴급사고 피해 수습, 인명 구조, 태풍·호우·폭설 시 피해 복구 자원봉사, 수해·산악사고·실종자 수색·구조 등을 실시하며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힘써왔다.
 
김 회장은 “존재를 부정당한 시기를 극복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를 만들겠다는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절망스럽고 좌절감이 들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회원 3000여 명과 함께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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