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500개 중국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29일 산업연에 따르면 중국 진출 우리 제조기업의 공급망은 중국 현지 조달과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부자재 조달처는 중국 현지 68.6%, 한국 27.1%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중국 현지 조달 비중이 0.4%p 상승한 것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중국 현지 조달 비중이 지난해 40.9%에서 올해 81.2%로 크게 올랐다.
중국 진출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의 판매처는 중국기업 35.3%, 중국 내 한국 기업 23.2%, 한국이 27.7%로 중국 현지 기업에 대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김동수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진출기업이 인지하는 2024년 중국 내 경영환경은 코로나 봉쇄 조치의 영향이 축소되고 중국 내 경기회복으로 전년보다는 뚜렷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올 하반기 업황에 대해서는 나쁨으로 응답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전체 응답기업의 56.2%가 가동률 60%이하로 응답했고 80%이상으로 응답한 기업은 18.4%에 불과했다. 향후 2~3년 전망에 대해 현상유지 또는 확대로 응답한 기업은 69.0%인 반면 5년 이후 전망에서는 63.0%로 오히려 낮은 결과를 보였다. 24.6%는 사업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핵심기술자산 유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현지 우리 기업은 핵심기술 유출을 경험한 비중이 21.4%, 유출 없이 위협을 경험한 기업은 20.8%로 전년 실태조사 결과보다 소폭 상승했다.
핵심기술 유출 주체는 현지 고용인(33.4%)과 협력업체·거래처(25.7%)가 높게 나타났으며 유출 형태도 자료 탈취 후 이직(50.5%)과 판매처의 기술자료 요구(19.5%)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출 발생 원인은 관리보안 미흡(57.5%)과 기술보안 미흡(28.1%) 때문으로 조사됐다.
현지 진출 기업들은 중국 대내환경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기업 53.8%는 대부분의 중국 대내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대외환경의 변화 중 민감한 사항은 한반도 이슈, 미·중 분쟁, 지정학적 위기 등이 꼽혔다.
김동수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양국 정부 간 협의 채널 강화와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직접 지원 확대와 같은 정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또한 대중국 관세 인상 등 보호주의 확대가 중국내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 분석과 대응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