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열린 '제58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2025∼2027)' 등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보호 필요성이 높은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신규 지정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설계와 제조공정 기술(배터리 분야), 합성개구레이더(SAR) 탑재체 제작·검증기술(우주 분야) 등 국가안보·국민경제 관련성이 높은 유망기술들을 신속히 국가핵심기술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기술개발 속도가 빠르고 기술 분석에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해 기술 전문성이 높은 기관을 '기술안보센터'로 지정하고 국가핵심기술의 지정·변경을 위한 산업분석, 기술검토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양해지고 교묘해지는 기술유출 수법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행 심사체계상 미흡한 부분도 보완하기로 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전문적인 심사를 위해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에 M&A 분야를 신설하고, 미승인·미신고 수출, M&A에 대해서는 산업부장관이 직권으로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이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한다.
산업부는 최근 국내 기업의 국가핵심기술 수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업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수출심의 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유출 가능성이 낮은 핵심기술 수출 행위에 대해서는 수출 심의 절차를 일부 간소화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강화한다. 범죄 구성요건은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완화하고 벌금(15억원→65억원)과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3배→5배)를 각각 상향한다.
핵심기술 유출을 소개·알선·유인하는 브로커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법원의 관할 집중 대상에 산업기술 유출 범죄를 추가하는 등 재판 전문성을 높인다.
보안 역량이 취약한 대학과 중소기업의 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보안 인프라 구축, 보안 컨설팅 등은 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대부분의 기술 유출이 인력을 통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국가 핵심기술 관련 핵심 인력 관리를 강화하고, 기술 유출 정황이 있는 때는 신속히 관계기관과 공유해 대응한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날 위원회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에 대한 보호조치 등 규정이 미비해 발생했던 업계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방안도 논의했다.
국가핵심기술 보유기관의 클라우드 사용은 허용하면서도 기술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업기술보호지침'에 클라우드 보호조치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보호조치 내용에 대해서는 내년 초 가이드라인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보호조치에는 △기술자료의 저장 공간 위치 △정보주체 및 사용자 권리 △사고시 대응절차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와의 협업 등에 관한 사항이 담길 예정이다.
정인교 본부장은 "주요국들은 국가·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자국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안보 체계를 내실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날 수립한 중장기 기술보호 정책방향을 근간으로 우리 기술보호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