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첫 정기 임원 인사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안을 내놨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 발탁했던 전임 회장 체제의 경영진 등을 포함한 7개 계열사 대표 전원을 물갈이하고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젊은 인재를 주요 보직에 대거 앉혔다.
체질 개선을 위해 임원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임원 규모는 15% 축소되고,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승진 규모도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든 62명에 그쳤다.
23일 포스코그룹은 핵심 계열사 포스코 신임 대표에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을 선임하는 등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이앤씨 대표에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이 선임되고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이, 포스코DX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이 발탁됐다.
이외에도 박승대 포스코휴먼스 신임대표, 오개희 포스코HY클린메탈 신임대표, 박부현 포스코IH 신임 대표 등이 선임됐다.
2025년 정기 임원 인사 키워드는 ‘최정우 전 회장 흔적 지우기’와 ‘과감한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실제 이번 인사를 통해 최정우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됐던 이시우 포스코 대표와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사장 등이 모두 교체됐다.
앞서 장 회장은 취임 직후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 전 회장라인으로 평가되는 경영진을 대거 품고 갔다. 하지만 최근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등을 고려해 조직 쇄신 차원에서 새판 짜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과 사업역량을 갖춘 여성 임원들의 약진도 눈에띈다.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사업회사 대표를 역임한 이유경 포스코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이동한다. 이번 그룹 인사에서 신규 선임되는 45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11%에 달한다.
이외에도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前 환경기획그룹장·상무보) △이지은 포스코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前 포스코인터내셔널 냉연사업실장·상무보) △안미선 포스코이앤씨 구매계약실장(前 상무보) △박성은 포스코 인사문화실장(前 포스코DX 경영지원실장·상무보) △방미정 포스코엠텍 상근감사(前 포스코청암재단 사무국장) 등 총 5명의 여성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 슬림화도 속도낸다.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한다.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해 6본부(△미래전략본부 △사업시너지본부 △재무IR본부 △기업윤리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했다.
분산돼 있던 미래 성장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통합한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한 ‘원자력협력추진TF팀’과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한 ‘인도PJT추진반’을 신설하고 호주 현지에 핵심 광물 확보와 원료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설치한다.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은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은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맡는다. 포스코그룹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에 이은 직원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