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허 세계 3위 韓, 인용률은 美 4분의 1...日·獨의 절반 수준

2024-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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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한국이 세계 3위 인공지능(AI) 특허 출원 국가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특허 활용도가 낮아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의 AI 특허 인용률은 미국의 4분의 1, 일본과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특허 개수 대비 활용도가 주요 국가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 AI 특허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상용화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국이 AI 선도 국가로 도약하려면 특허 활용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글로벌 연구개발 전문매체 R&D 월드(WORLD)가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AI 특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AI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국가는 중국(1만2945건)으로 집계됐다.

2위는 미국으로 8609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 1537개의 AI관련 특허를 출원 중국, 미국을 이은 3위에 올랐다. 4위는 약 1500개의 특허를 출원한 일본이, 5위는 784건의 특허를 출원한 독일이 차지했다.
 
출원 건수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이지만, AI 특허 인용률에서는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았다. AI 특허 인용률은 특허가 산업, 연구, 논문 등에 인용되는 빈도를 의미한다.

미국은 특허 1건당 평균 13.18건의 인용률을 기록하며 AI 특허 활용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1.9건으로, 미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일본과 독일은 각각 6.26건, 6.12건으로 미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중국보다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인용률은 3.12건으로 중국보다는 높았으나, 미국의 4분의 1, 일본과 독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특허를 출원하고도 활용도는 절반에 그친다는 의미다.

AI 특허 인용률이 낮다는 것은 해당 특허가 산업 및 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한국의 AI 기술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낮은 인용률의 주요 원인으로는 △특허 범용성 부족 △산·학 연계 부재 △상용화 저조 등이 지목된다. 특히 산·학 연계 부족은 한국 AI 특허 인용률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AI 특허 도입, 세제 혜택 등의 정부 지원책 부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국방부를 비롯한 주요 정부 부처 차원에서 AI 특허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한 별도 예산이 내년에만 약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과 영국은 AI 특허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각각 ‘이노베이션 박스(Innovation Box)’와 ‘특허 박스(Patent Box)’와 같은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AI 기업 지원 외 별도의 세제 혜택이 없어 주요 국가 대비 특허 활용도가 낮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윤철 서울대 경영학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장)는 “AI는 그 어떤 분야보다 발전이 빠르고, 기술도입과 상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분야인데, 한국은 연구기관 간에, 또는 연구기관과 기업 간의 연계가 낮아 활용도와 범용성이 낮은 상황”이라며 “우리가 원전이나 선박 등에서 ‘팀코리아’를 구축해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AI 분야도 교육부터, 연구개발, 상용화까지 국가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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