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하나의 유통 채널인 백화점을 넘어 고객의 삶에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넷플릭스의 전 세계 흥행작인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업계 단독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작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20일부터 고객이 작품 속 게임 참가자가 되는 체험형 팝업을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신세계백화점 전국 13개 점포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작품 관련 숫자인 4.56초에서 타이머를 정확히 누르면 경품을 주는 '4.56초를 맞춰라' 오프라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백화점 사업에서 무엇보다 강조하는 바는 ‘고객에게 설렘을 주는 공간’이다.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고객 방문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우리의 업(業)”이라는 게 그가 가진 경영 철학이다.
독보적 가치와 독자적 영역의 콘텐츠를 통해 신세계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고객과 연결고리를 형성해 압도적인 브랜드 가치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자체 콘텐츠 제작 및 강화를 통해 외국인과 MZ세대를 비롯한 고객들을 끌어들여 불안정한 미래와 함께 촉발된 소비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노림수도 읽힌다.
장수진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새로운 공간 경험을 선사하는 곳으로, 또 취향과 문화를 향유하는 곳으로 진화해 온 신세계백화점이 콘텐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팝업 행사를 앞두고 직접 공간을 기획하고 상품 협업을 주도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연말 캠페인으로 글로벌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출연시킨 브랜디드 필름(소비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브랜드가 제작한 상업적 콘텐츠)을 신세계스퀘어를 필두로 상영하고 관련된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초 리테일 기업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 기존의 유통 시설 경쟁력에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단순 물건을 판매하고 브랜드를 유치하는 리테일 공식에서 벗어나 헬로키티와 스누피 등 캐릭터부터 세븐틴 등 K팝 아티스트, 침착맨 등 크리에이터, 이외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 영토를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마인드마크라는 종합 콘텐츠 회사도 육성 중이다. 지난 2020년 설립한 마인드마크를 내년부터 고유 IP 콘텐츠를 지닌 영화 제작·투자·배급사로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가 설립 시부터 지속적으로 출자한 자금으로 경영 등에 보태 이날 오리지널 스토리가 담긴 출판 사업의 시작을 알리며 IP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