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는 인기작 중심으로 작품을 추천했다면,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면서 이용자 취향에 딱 맞는 콘텐츠를 보다 정교하게 추천할 수 있게 됐어요. 그 결과 인기작품 쏠림 현상이 완화돼 신작 소비가 늘었고, 유료 콘텐츠 결제 건수도 덩달아 증가했어요."
김대식 네이버웹툰 이사는 최근 경기 성남시 정자동 그린팩토리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2분기 출시한 AI 큐레이터 기술 '알아서 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대식 이사는 "유튜브·넷플릭스 등의 알고리즘 추천 기술과 기능적으로 비슷하다"면서 "웹툰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소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웹툰에 특화한 기술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는 기존에 있었던 쇼핑에 특화한 추천 모델을 활용했는데, 콘텐츠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자체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기술 내재화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면서 "이용자가 작품을 보고 클릭해 들어가서 결제하는 일련의 행동 데이터를 모두 분석해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 도입 후 인기 작품 쏠림 현상이 크게 완화됐다. 최근 회사가 공개한 'AI 큐레이터 알아서 딱! 추천의 다양성 증진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알아서 딱!' 도입한 이후 클릭수·열람수·결제수 등 다양한 지표에서 시장 집중도(HHI)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작품별 열람 수 기준 HHI는 2020년 1분기 대비 2024년 3분기 약 50.3% 감소했다. 또 연재 1년 이내 신작이 '알아서 딱!' 추천으로 노출된 경우, 신작이 아닌 작품보다 클릭 수가 평균 4.5배 더 높았고, 열람 수는 3.7배, 결제 수는 3.4배 더 높았다.
김 이사는 "이러한 수치적 결과를 참고해 기술의 정확도와 정교함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 이용자들과 실시간 데이터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을 도입한 이후 앱 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술의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웹툰의 유료 콘텐츠 매출 증가에는 AI 추천 기술이 일등 공신이었다. 네이버웹툰의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지난 3분기 유료 콘텐츠 매출은 2억852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동일 환율 기준 12.7% 증가)했다. 유료 콘텐츠 매출 증가에 AI 기반 개인화 추천 도입 효과가 컸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알아서 딱!'이 전년 동기 대비유료 이용자당 월평균 결제액(ARPPU) 전년 동기 대비 8.8%(동일 환율 기준) 증가했고, 일본에서도 지난 6월 AI 추천 도입 후 역대 최대 월간 유료 사용자 수(MPU)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동일 환율 기준) 증가한 역대 최대 매출을 보였다.
김 이사는 "AI 큐레이터는 네이버웹툰 AI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상품"이라면서 "AI가 범용적인 기술인데 네이버웹툰은 콘텐츠 도메인에 적합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이 궁극적으로 웹툰 생태계 창작자와 이용자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에 네이버웹툰에 합류한 김 이사는 2020년 11월부터 네이버웹툰 AI 조직을 총괄해오고 있다. 현재 데이터로 범위를 확장한 AI·데이터 조직 리드를 담당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 합류 이전에는 AI 스타트업 '비닷두(V.DO)'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딥러닝 컴퓨터 비전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그는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업경영공학학사 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인텔리전스 및 인포메이션(Intelligence and Information)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