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친윤(친윤석열) 핵심' 5선인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대해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분출되고 있는 '탄핵 찬성' 목소리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2일 진행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는 소속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여했다. 권 의원은 72표를 득표해 34표에 그친 김태호 의원에게 승리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1960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 친구이자 검사 선후배 관계다.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과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으로 불린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라는 요청 앞에서 몸을 사리며 비겁해지고 싶지는 않았다"며 "당의 위기가 일단락되면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미련 없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당론은 탄핵 부결이다. 변경이 필요하면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변경을 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 사안, 현안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총 108명인 국민의힘 의원 3분의 2는 72명으로 공교롭게도 권 원내대표에게 투표한 인원과 같다. 사실상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 뜻과 달리 당 내부에서는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한다는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선 범야권 192명과 함께 여당 8명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김상욱·김예지·김재섭·안철수·조경태·진종오·한지아 의원 등 총 7명이 탄핵을 공개 찬성했다. 찬반을 밝히진 않았지만 배현진·고동진·권영진 의원 등 20여 명도 표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도 여당 의원들의 동요가 확인됐다. 민주당이 주도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안, 12·3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일반특검)과 4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민의힘의 당론 반대에도 큰 무리 없이 처리됐고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도 확인됐다.
이들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윤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마지막까지 야당과 싸우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르면 13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결정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참담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위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